[인터뷰]KBS「뉴스라인」 길종섭 앵커

  • 입력 1997년 7월 15일 08시 14분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은 헤드라인 뉴스로 간단히 처리한뒤 꼭 짚어야 할 것만 심층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도해온 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밤11시대 심야방송으로는 드물게 13∼14%의 시청률을 기록, 뉴스프로의 새지평을 연 KBS 1TV 「뉴스라인」의 길종섭 앵커(50). 처음엔 사내에서 「6개월을 버틸 수 있을까」하는 우려를 낳기도 했던 밤 11시의 종합뉴스 프로를 성공으로 이끈 사령탑이다. 침착한 어조로 상대방으로부터 문제의 핵심을 이끌어내고,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온 진행방식이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길앵커는 『처음엔 시청률이 8%만 되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었다』며 『시청자중에는 정치인 관료 학자 등 여론주도층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40초∼1분에 불과한 오프닝 멘트를 쓰느라 하루종일 피를 말리는 그의 「화두」는 「차별화」다. 『밤 9시 메인 뉴스가 끝난지 1시간만에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방식이 달라야 할텐데 여러가지 조건때문에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초창기에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심층진단」은 그런 의미에서 그가 애정을 갖고 있었던 코너다. 95년초 박찬종 김동길 각서파동때는 두사람을 불러내 직접 각서를 펴보이며 진위여부를 확인했으며 파업전야에 노동부장관과 노조위원장의 토론을 이끌어내는 등 과감한 진행으로 화제를 낳았다. 지금은 초대석으로 바뀌었지만 『너무 쉽게 가는 것 같다』는 것이 그의 고민. 전반적인 뉴스의 연성화도 아쉬운 대목. 『예컨대 정치뉴스에서 확인가능한 「사실」이 분명히 있는데도 그에 대한 규명없이 「여야공방」이라는 식으로 보도하고 마는 경우가 많습니다. TV뉴스에서 한 꼭지가 1분30초를 넘지 않는 오랜 관행이 사안을 너무 단순화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68년중앙일보정치부에서 기자생활을 시작한 길앵커는 75년 TBC로 옮겼으며 방송 통폐합과 함께 KBS로 옮겨 정치부장 로스앤젤레스지국장 아시아총국장 등을 지냈다. 그는 『뉴스라인을 CNN의 「래리 킹 라이브쇼」처럼 심층진단과 토론이 있는 프로로 운영해보는 것이 꿈』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토론문화의 정착과 앵커의 자율성 보장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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