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닥터]어린이 방학중 건강검진

  • 입력 1997년 7월 13일 09시 12분


《여름방학은 자녀들의 건강을 점검하고 치료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치과를 찾아 치아 상태를 살펴보고 필요하면 충치예방 조치와 교정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안경을 쓰는 아이들에게는 정확한 시력 교정을 위해 안과검진이 필수적이다. 특히 축농증이나 비염이 있는 중고생들은 병이 오래 갈수록 공부하는 데 지장을 받으므로 일찍 치료해주는 게 좋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수술이나 교정은 방학전에 미리 예약을 한 후 방학기간에 치료를 받으면 학과에 지장을 받지 않고 여유있는 적응기간을 가질 수 있다.》 ▼ 이비인후 질환 ▼ 여름방학 기간에 치료해야 할 이비인후과 질환에는 비염 부비동염 편도선염 중이염 등이 있다. 코가 막히는 가장 흔한 이유는 비후성 비염 때문. 외부 자극 때문에 코안의 살이 커져 공기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이럴 땐 비강점막 수축제를 뿌려 코안을 넓혀주면 편하게 숨을 쉴 수 있다. 간단한 수술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선천적으로 코안의 뼈가 휜 경우에도 간단한 성형술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흔히 축농증으로 불리는 부비동염은 얼굴뼈안의 공기방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급성부비동염은 약물을 이용해 쉽게 치료된다. 하지만 2, 3개월 정도 방치하면 만성으로 발전한다. 고려대 정학현교수(이비인후과·02―920―5347)는 『만성부비동염은 뚜렷한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 방사선 진단을 받아야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누런 콧물과 코막힘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만성부비동염의 경우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 요법으로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부비동염을 앓아 코안의 점막이 회복하기 어려울 만큼 나빠진 경우에는 수술을 해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편도선이 선천적으로 너무 커 호흡이 어렵거나 자주 염증이 생겨 고생하는 경우에는 편도선 제거수술을 하는 게 좋다. 편도 주위에 농양이 있거나 편도선염 때문에 발작 등 전신 증상이 일어나는 경우도 마찬가지. 3세 이후의 수술은 면역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하는 중이염은 대부분 감기 후에 생기며 치료를 하지 않아도 쉽게 회복된다. 하지만 중이 안에 물이 고이는 삼출성중이염은 초기에 치료해야 한다. 오랫동안 두고 방치하면 치료를 해도 자주 재발하고 심하면 유착성 중이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아이가 말을 잘 못 알아듣거나 TV를 크게 틀어놓고 들으면 의심해보아야 한다. 급성중이염을 앓고 난 후 고막이 뚫린 채로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수영을 하면 상태가 더 악화된다. 만성중이염은 수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게 상책이다. 〈홍석민기자〉 ▼ 안과질환 ▼ 아이가 학교에서 칠판글씨가 잘 안보인다고 호소하면 별 생각 없이 안경을 맞춰주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안경을 처음 쓰는 어린이는 안과전문의를 찾아 자세한 눈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또 일단 눈이 나빠진 어린이도 방학을 이용해 6개월이나 1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아 정확한 굴절교정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 안과검진에서는 굴절이상 외에 △눈의 피로도 △사시(斜視)여부 △각막에서 망막에 이르는 눈의 투명도나 다른 안질환 등 원인을 살펴 교정과 치료를 할 수 있다. 근시나 난시 등 굴절이상의 교정은 안경이 대표적. 콘택트렌즈는 소독을 잘 하고 각막에 손상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각막을 깎는 엑시머레이저나 라식(LASIK)교정술은 눈의 굴절상태가 안정되는 성인이 된 후에 해야 한다. 어린이에게 사시가 있으면 같은 또래와 어울리는 데 문제가 있고 시력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으며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기 어렵다. 치료는 눈을 움직여주는 근육을 조절하는 수술이 일반적. 연세대의대 이종복교수(안과)는 『15세 이하에서는 전신마취를 하기 때문에 1,2일간 입원을 하게 되고 15세 이상에서는 눈만을 부분 마취해 당일 수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들 중에는 속눈썹이 각막을 자극해 아프고 눈물이 나거나 눈곱이 끼는 경우가 있다. 그냥 두면 각막에 염증이 생겨 시력장애가 올 수 있으므로 안으로 말린 눈꺼풀을 밖으로 돌려주는 쌍꺼풀 수술이 필요하다. 15세 이하는 하루 입원, 15세 이상은 당일 수술로 치료한다. 〈김병희기자〉 ▼ 신체 기형 ▼ 염증이 생길까 두려워 여름에 수술하기를 꺼리던 것은 옛말. 항생제와 멸균 소독이 발달한 요즘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단지 무더위에 땀이 많이나도 오랫동안 씻을 수 없는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얼굴에 난 흉터는 이를 잘라내고 다시 봉합하는 수술이 보편적이다. 수술이 끝난 후 5일이면 실을 뽑을 수 있다. 밖으로 심하게 부풀어 오른 흉터에는 우선 강력한 스테로이드제를 주사해 가라앉힌 다음 수술하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연세대 신극선교수(성형외과·02―361―5695)는 『수술 후 약 2주만 지나면 목욕도 할 수 있지만 적어도 한달 동안은 수술 상처가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활동해야 한다』고 조언. 흉터를 없애는 방법엔 섬유소를 태워 없애는 레이저 치료와 박피술도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들은 여름철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방법. 서울대 김석화교수(소아성형외과·02―760―2377)는 『여름은 태양광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레이저 치료나 박피술은 색소가 과침착할 가능성이 있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입술이 째진 언청이, 코나 귀가 작거나 기형인 경우도 수술을 해줘야 한다. 손가락 발가락이 붙거나 육손의 경우도 마찬가지. 얼굴은 물론 신체 각 부분의 기형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자칫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기에 바로잡아 주는 게 좋다. 〈홍석민기자〉 ▼ 충치예방-치아 교정 ▼ 여름방학은 치과를 찾아 어린이들의 치아를 점검하고 치료하거나 예방조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 윗니와 아랫니가 잘 맞지 않는 뻐드렁니나 주걱턱이 있는 어린이도 교정을 시작할 수 있는 시기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한 것은 우식증(충치). 충치를 막기 위해서는 △치아에 불소를 입히거나 △충치 원인균 성장을 막는 약제를 바르고 △밥 씹는 치아면이 갈라졌을 경우 충전제로 막아 음식물이 끼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쓰인다. 원인균 제거 약제는 한번 바르면 6∼8개월 약효가 지속된다. 충치가 많이 생기는 가장 큰 이유는 양치질 습관이 잘못됐기 때문. 치과의들은 하루 세번씩 식사 3분후 3분 이상 칫솔질을 하도록 권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좌우로 닦아도 무방하지만 어릴 때부터 위 아래로 닦도록 버릇을 들이는 게 좋다. 뻐드렁니 주걱턱 등은 장기 교정이 필요하다. 방학전에 미리 예약 한 후 방학때 교정장치를 끼우면 적응하기가 한결 쉽다. 서울 경희대병원 최영철치과과장은 『윗니와 아랫니가 잘 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은 가급적 일찍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주걱턱도 이전과는 달리 7,8세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한편 사고로 이가 부러졌을 때는 부러져나간 부분을 우유에 넣거나 입안에 담아가면 치과병원에서 접합할 수 있다. 〈김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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