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美시험제작 최첨단車 첫선…주행시 장애물자동감지

  • 입력 1997년 5월 29일 07시 57분


자동차를 향한 인간의 꿈은 어디까지일까. TV 외화에서 소개된 바 있는 「Z카」처럼 운전자의 음성지시만으로 스스로 완벽하게 주행하는 자동차는 가능한가. 국내에서는 아직 초보 수준이지만 외국 자동차업체들은 온갖 기술력을 동원, 「지능형 첨단차」의 개발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지난 23일 용인 모터파크. 세계 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미국의 델파이사가 최첨단 자동차 「SSC」를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이 차는 델파이사가 모든 첨단기술을 동원해 2대만 시험제작한 것으로 「미래의 자동차」가 어떤 모습일지를 미리 보여준다. 이 차의 첨단기능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것은 위험을 자동감지해 브레이크가 자동 조작되는 「충돌경고 시스템」. 이는 앞차에 너무 접근해 충돌위험이 있을 때 신호를 보내 경고하고 급박해지면 자동적으로 제동을 걸어 속도를 제어한다. 또 계기판의 정보를 앞유리창에 투영시킨 「헤드업 디스플레이장치」가 있다. 운전자가 계기판을 보느라 고개를 숙일 필요없이 시선을 도로에 둔 채 주행할 수 있는 장치. 야간주행때는 라이트가 미치지 않는 곳까지 적외선영상카메라가 감지해 앞유리창에 영상으로 비춰준다. 열쇠가 필요없이 카드로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장치와 차체 사방에 설치된 센서가 장애물에 접근하면 경보를 울려주는 장치 등도 눈에 띄었다. 자동차 첨단장치중 선진 자동차업체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바로 자동차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적응순항장치(ACCS). 미쓰비시는 최근 고급승용차 모델인 「데보네어」에 세계 최초로 이 장치를 장착해 시판했다. 단 아직까지는 직선으로만 작용하는 레이저를 이용, 흐린 날씨나 커브길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벤츠는 또 이 장치를 소형차량에 장착, 브레이크 작동여부 등 다양한 성능시험을 하고 있다. 2000년형 모델부터 실용화할 계획인데 초기에는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지능형 첨단차의 백미는 미국 국립자동화고속도로컨소시엄이 GM 델코 버클리대 등과 함께 2억달러를 투자해 개발하고 있는 「AHS 르세이버」. 오는 8월 시험차량 형태로 첫 모습을 드러낼 이 자동차는 자동화도로에 설치된 자석을 차량의 자력계가 감지, 컴퓨터로 보내면 운전자의 핸들조작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미래차. 「Z카」의 현실화 가능성을 보여준다. 국내 업계는 아직 이같은 첨단장치 개발에는 상당히 뒤떨어진 상태지만 최근들어 일부 차량에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산차량중 최고가 차량인 기아자동차의 엔터프라이즈에는 사각 장애물감지장치와 사이드미러에서 나오는 초음파가 미세한 진동을 일으켜 물방울을 제거하는 초음파사이드미러가 장착돼 눈길을 끈다.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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