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허남욱/홍난파선생 탄신1백주년 행사없어 씁쓸

  • 입력 1997년 5월 10일 09시 49분


슈베르트 탄생 2백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서울에서 이미 수차례 공연된 바 있고 4월 부산에서도 두차례 있었으며 앞으로도 전국적으로 잇따를 모양이다. 금년은 우리 땅에 서양음악을 접목시키는데 결정적 공헌을 한 난파 홍영후의 탄생 1백주년이기도 하다. 난파를 기리는 음악회가 지난 3월 그의 고향 수원에서 한차례 열렸다. 한 서양음악인의 기념연주회가 그리 풍성한데 비해 초라하기 이를데 없었다. 그가 말년에 일제에 작품상의 협력을 했다고는 하지만 당시 척박했던 이 땅의 음악풍토에 바이올린 연주가 음악평론가로서 많은 공헌을 했다. 난파가 일제에 훼절한게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되 그가 나라 잃은 슬픔을 노래하고 민족혼을 일깨우는 주옥 같은 작품을 썼던 당시의 공헌과 가치관에 더 큰 점수를 줘야 하는건 아닌지…. 어느 누구의 문학 예술작품이든 창작 당시의 작가정신은 영원 불변하다고 본다. 일제때 서울 부민관에서 소프라노 김천애가 「봉숭아(봉선화)」를 불러 온통 눈물바다를 이뤘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살아있다. 그의 작품 가운데 「사랑」 「옛동산에 올라」 「봉선화」 「고향의 봄」 등등의 노래말은 처연한 조국의 환생을 염원하며 목놓아 불렀던 내용이 아닌가. 난파의 애국애족혼을 외면해서는 안될 줄로 안다. 허남욱(부산 해운대구 신시가지 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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