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감독들,경기중 스트레스 해소법 「8人8色」

  • 입력 1997년 4월 10일 19시 55분


프로야구 감독은 괴롭다. 피말리는 승부의 뒤끝에 찾아오는 피로와 허탈감, 항상 앞서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늘 어깨를 짓누르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감독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스트레스와의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감독들의 작전은 무엇일까.

삼성 백인천감독은 「수다형」. 경기중 고비때면 어김없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백감독의 독백에는 경기의 흐름에 대한 평가도 있고 뼈아픈 후회와 자책도 스며있다.

OB 김인식감독은 이에서 스트레스의 징후가 나타난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이라도 전혀 내색하지 않는 「돌부처」지만 속내는 딴판.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이를 세게 악물어 성한 이가 별로 없을 정도. 경기가 끝난 뒤엔 바둑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기력은 6급.

현대 김재박감독은 「껌팔이형」. 잠시도 쉬지 않고 껌을 씹는다. 단물이 다 빠진 뒤에도 한번 씹은 껌은 끝까지 씹는다. 『껌을 씹는 것은 선수들에게 여유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김감독의 변.

다혈질의 해태 김응룡감독. 몸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무력 시위형」. 한번 성질이 나면 덕아웃의 의자나 기물들이 여지없이 부서져 나간다. 이는 선수 코칭스태프 심판들에게까지 「열 받았음」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 등산 애호가인 김감독은 홈경기 뿐 아니라 원정경기때도 아침이면 숙소부근의 산에 오른다.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신경과민형」. 최근 신경성 위염으로 입원, 결국 탈이 났다. 기분좋을 때는 초콜릿 등 단것을 입에 달고 다닌다.

이밖에 롯데 김용희감독은 「술고래형」, 한화 강병철감독은 「만만디」라는 별칭답게 늘 무표정이다. LG 천보성감독은 정식감독 원년인 올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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