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번째 시집낸 암석학자 이상만교수

  • 입력 1997년 4월 5일 20시 21분


국내 암석학계에 큰 족적을 남긴 李商萬(이상만·71·학술원회원)서울대 명예교수가 자연과의 교감을 담은 시집 「화석」을 냈다. 1집 「다시 태어날 봄을 위하여」(94년)와 2집 「풍화작용」(96년)에 이어 세번째.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노학자의 왕성한 창작 의욕이 돋보인다. 『지질학을 공부한 덕택에 산천 명소를 둘러보며 평생을 보냈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자연의 오묘한 섭리에 새삼스레 고개가 숙여지더군요』 이교수는 『처음엔 노년의 허전함을 달래려 펜을 들었는데 이제는 시쓰기 자체가 삶의 중요한 의미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무용가 陸完順(육완순)씨의 부군이자 가수 이문세의 장인. 「시인 이상만」의 화두는 암석학자답게 「돌」이다. 3집 「서시」는 그의시세계를 응축해 보여준다. 「돌이 되고 싶다/비록 한 마리의 하찮은 곤충/하늘소되어 썩은 나무를 갉아먹을지라도/넝쿨숲을 넘나들며/푸른 바람 마음껏/한 세상 거리낌 없었으므로/진흙창에 떨어져/화석으로 굳어져도 좋으리…」 그는 『보잘 것 없는 곤충이라도 죽어서 화석이 되면 당대 주위환경을 설명하는 귀중한 자료로 쓰이는 법』이라며 『인간은 유한하지만 죽음은 허무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요즘도 틈만 나면 배낭 짊어지고 훌쩍 여행을 떠난다』는 그는 『정년 퇴직한 뒤 지레 기죽어 지내는 동년배들에게 좋은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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