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통굽구두」 신으면 하반신에 『무리』

  • 입력 1997년 3월 12일 08시 04분


[나성엽 기자] 신발을 잘못 신으면 발모양이 변하거나 발 관절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황지혜교수는 『남성화는 큰 문제가 없지만 여성들은 신발을 고를 때 △길이 △굽 △전체적인 모양을 꼼꼼히 따져라』고 권한다. ▼길이〓자기 사이즈보다 2단계정도 작은 힐을 고르는 여성이 많다. 발가락만 살짝 덮는 디자인 때문. 이런 힐은 발을 꽉 잡지 못해 걸을 때 뒤꿈치가 잘 벗겨진다. 발등을 반 정도 덮는 디자인이 잘 벗겨지지도 않고 발가락도 편하다. ▼굽〓2.5∼3㎝ 높이가 좋다. 3㎝보다 높은 힐은 발 앞쪽에 심한 압력을 준다. 높은 신발을 오래 신으면 발가락이 구부러진 채 펴지지 않는 후천성 기형과 발가락 무릎 허리에 통증이 잘 생긴다. ▼모양〓뾰족한 모양보다는 조금 뭉뚝한 게 좋다. 앞부분은 옆에서 봤을 때 발가락이 움직일 만큼 충분히 높은 게 좋다. 자기 발에 안맞는 신발은 후천성 기형 뿐 아니라 △모지외반증 △족지신경종 등 질병도 일으킨다. 후천성기형은 고통만 없으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통증이 심하면 발 모양을 바로잡아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뾰족한 신발이 일으키는 모지외반증은 발가락 사이에 만성적으로 티눈 습진 염증이 생기는 병. 신발을 바꾸면 낫지만 심하면 염증을 없애고 발가락 모양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물리치료를 받아야 한다. 신발만 신으면 발이 감전된 것처럼 찌릿한 족지신경종. 마찬가지로 좁은 신발때문에 발가락 사이 신경과 혈관이 눌려 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기는 병이다. 일찍 발견하면 신발만 바꾸면 되지만 심해지면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해야 한다.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 유행하는 「통굽」은 발 뿐 아니라 하반신 전체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오래 신지않는 것이 좋다. 서울중앙병원 하상배교수(재활의학과장)는 『이런 신발로는 정상적으로 걸을 수 없다』고 경고한다. 걸음은 △발 뒤꿈치를 디딘 뒤 △발바닥 전체로 땅을 밟고 △발 앞꿈치로 차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3단계 운동인데 통굽은 밑창이 굽지 않아 차는 동작이 안된다. 발가락이 거의 움직이지 않아 운동 부족으로 발가락 근육이 수축된다. 부자연스런 동작 때문에 발목 무릎 고관절(골반과 허벅지 연결부위) 엉치뼈에 무리가 가 관절염같은 노인성 변화가 생긴다. 발이 땅에 닿는 느낌이 전달되지 않아 안전사고의 위험도 크다. 하교수는 『굳이 통굽을 신더라도 며칠씩 계속 신는 일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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