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실학의 철학」,정약용등 사상 고찰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3분


[이광표 기자] 조선후기 실학에 내포된 철학 사상을 본격적으로 고찰한 공동연구서. 실학의 터전을 마련한 이수광 유형원 박세당, 실학의 전개와 발전에 기여한 이익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실학을 심화시킨 정약용 최한기, 그리고 실학을 의학분야에 응용한 이제마 등의 사상을 조명했다. 윤사순 고려대교수는 조선전기 성리학과 후기의 탈성리학(실학)이 모두 실학임을 자칭했지만 양측이 사용한 실학의 의미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성리학은 성경(誠敬) 오륜(五倫) 예(禮) 등을 바탕으로 수신제가(修身齊家) 치국(治國)의 의미에서, 후기의 탈성리학은 경세(經世) 이용(利用)에 기초해 만인의 후생 및 현실 개혁의 의미에서 각각 실학으로 호칭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역점을 둔 실학자는 다산 정약용. 다산의 경학관(經學觀)은 공맹(孔孟) 유학의 본래 정신 회복, 실천 중시, 인간의 주체성과 평등의식 강조 등으로 요약된다고 보고 있다. 다산은 사물세계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감각적 지각)을 중시, 인간의 앎이란 일상생활의 관련 속에서만 유효하게 형성된다는 철학적 인식론을 지녔다고 설명한다. 또한 인간을 자연에서 독립한 자존적 존재, 자율적 주체, 이기적 욕구체, 자의적(自意的) 자유인, 평등인으로 본 다산의 인간관은 서양의 근대사상과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도 내리고 있다. <한국사상사연구회 지음/예문서원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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