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혼잡료확대 철저한 준비를

  • 입력 1997년 1월 22일 20시 51분


현재 남산 1,3호 터널에서 받고 있는 혼잡통행료 징수가 올 상반기중 확대실시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강남북을 연결하는 모든 한강다리와 통일로 경인로 동서부(東西部)간선도로 등 시계(市界)교통유입지점에 톨게이트를 설치하고 혼잡통행료를 받는 방안과 4대문안 영등포권 여의도권 강남권 등 교통량이 몰리는 도심 부도심 등을 선정해 권역별로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의 혼잡통행료징수 확대방침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교통난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1,3호 터널에서의 혼잡통행료 징수 시범실시도 단계적인 확대를 전제로 했던 것이어서 전혀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 그동안 막대한 교통시설 투자에도 불구하고 교통난 해소는 한계에 부닥쳐 교통수요에 대한 관리강화와 교통혼잡유발 원인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한 정책선택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혼잡통행료 징수와 주행세 도입이다. 일상화한 서울의 교통대란과 이에 따른 엄청난 사회 경제적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혼잡통행료 징수확대방침을 반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혼잡통행료 징수확대를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충분한 여론수렴이다. 혼잡통행료징수 확대실시의 불가피성에도 불구하고 혼잡통행료 징수가 시민부담을 직접 가중시킨다는 점에서 사전에 시민들을 납득시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혼잡통행료 징수로 조성될 재원의 합리적인 이용방안도 제시되어야 한다. 교통문제를 해결키 위한 각종 시책의 성공여부는 시민의 협조와 호응에 달렸다. 둘째, 대중교통수단의 확충과 개선이 우선해야 한다. 지하철망의 확충은 당장 어려운 일인만큼 우선 버스의 운행체계와 서비스부터 개선해야 한다. 버스노선의 합리적인 개편, 버스와 지하철의 연계, 시외곽과 도심간의 직행버스 운행은 물론 제시간에 버스를 탈 수 있는 정시성(定時性)의 확보로 시민의 발노릇을 제대로 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혼잡통행료 징수지점의 합리적인 설정이다. 교통량 형평성 주변지역에의 교통영향평가는 물론 경제적 효과분석까지 종합 검토해야 한다. 혼잡통행료징수 확대지점을 시외곽으로 할 것인지, 권역별 진입로로 할 것인지도 신중한 검토대상이다. 요금수준 징수방법 시간대 대상차량 등의 조정도 쉬운 일은 아니다. 넷째, 사전의 충분한 준비다. 서울시내 주요지점에서 동시에 혼잡통행료를 걷게 될 때 톨게이트의 교통정체에 대한 대책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남산터널의 수동식 징수방법은 무리가 많다. 스마트카드시스템 도입 등으로 요금을 자동징수해야 할 것이다. 완벽한 준비없이 시민부담만을 가중시킨다면 실시하지 않느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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