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서흥」김경호회장,보온병제조 세계최고 기술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4분


「李鎔宰기자」 「창업이래 20년간 제품값을 한푼도 올리지 않은 기업인」. 「보온병 단일품목으로 일본시장의 10%를 장악한 기업인」. 자본금 20억원, 직원 2백80명의 중소 보온병업체 ㈜서흥을 이끌고 있는 金暻鎬(김경호)회장을 수식하는 꼬리표들이다. 김회장이 75년 창업이래 임금과 원자재값이 서너배씩 올라 심각한 경영압박을 겪으면서도 제품가격을 20년이나 10달러선에 묶어둘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기술개발 덕분. 서흥의 기술수준은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에서 획득한 10여개의 특허기술로 설명된다. 서흥은 보온관을 만드는 스테인리스 판의 두께를 20년전 0.8㎜에서 3분의 1수준인 0.25㎜까지 줄였다. 무게도 5ℓ들이 기준으로 1㎏ 가까이 나가던 제품이 2백70g까지 가벼워졌다. 이는 세계 제일의 보온병제조업체인 닛산 서머스(일본)의 제품을 능가하는 수준. 이같은 기술개발을 추진해온 사내 연구소는 연구원이 7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생산기술연구원 등의 기계공학자나 물리학자들과 산학연계를 탄탄하게 유지해온 결과로 알짜배기 기술을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사내 연구소와 함께 미래의 서흥을 이끌고 갈 또다른 기둥은 플랜트수출팀. 보온병뚜껑 패킹 등 자잘한 부품의 제조기술은 물론 조립기계제작기술 공정단순화 등의 플랜트기술은 서흥이 20여년간 쌓아온 무형의 자산이다. 서흥은 이 자산을 토대로 지난해 중국 상해(上海)에 7백만달러어치의 플랜트를 수출했다. 7명으로 구성된 플랜트수출팀이 올린 개가였다. 김회장은 『앞으로 중저가 제품은 직접생산보다는 해외현지생산이나 플랜트수출로 대체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최고급제품으로 승부를 걸겠다』며 『임금상승 등의 어려운 경영을 타개하는 방법은 꾸준한 기술개발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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