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의 과학/질소의 순환]매연-폐수등 자연원칙 깨뜨려

  • 입력 1996년 11월 29일 21시 01분


녹색 식물은 땅으로부터 흡수하는 물과 각종 영양분 및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배합해서 줄기와 잎은 물론 열매와 씨앗을 만든다. 식물은 동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을 제공한다. 죽은 식물이나 동물도 다른 생물이 자랄 수 있는 영양분을 제공한다. 동물의 배설물조차 재활용된다. 자연에서 그냥 버려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생물에게 필요한 영양분중 질소는 특히 모든 생명체에 필수적인 원소다.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에도 들어 있고 유전적인 특성을 후손에게 전해주는 DNA에도 포함돼 있다. 어른의 몸 속에는 약 1.8㎏의 질소가 있다. 또 매일 질소를 18g 정도 섭취해야 한다. 우리 몸속의 질소는 산소 탄소 수소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원소다. 사람은 육류나 생선의 단백질을 통해서 필요한 질소를 섭취한다. 콩이나 밀에 많은 식물성 단백질은 땅에서 흡수한 질소 화합물로부터 만들어진다. 말린 풀과 동물의 배설물을 섞어서 만든 퇴비가 질소 화합물의 공급원이다. 질소의 이런 재활용 과정에서 물론 어느 정도의 손실은 있게 마련이다. 이런 손실을 적절하게 보충하지 못하면 지구상의 생명체의 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구를 둘러싼 공기의 약 80%가 질소 분자로 되어 있지만 이 질소는 너무 단단하게 결합되어 있어 대부분의 생명체에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미물(微物)에 지나지 않는 콩과식물 뿌리에 기생하는 「뿌리혹 박테리아」만이 신비하게도 그 활용 방법을 알고 있다. 천둥과 함께 치는 번개도 공기 중의 질소를 질산 이온으로 바꾸어서 손실된 질소를 보충한다. 그러나 화학의 덕택으로 이제 인간도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바로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의 공로다. 화학 비료가 개발된지 30년만인 1942년 지구촌의 인구는 30억으로 무려 50%나 증가하게 되었다. 굶주림으로부터 인류가 해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질소의 남용이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다. 자동차와 같은 내연 기관도 질소산화물을 내뿜어 건강을 위협할 정도다. 재활용을 포기한 하수 처리 정책도 질소의 남용을 부추긴다. 공기중의 질소를 생명체가 쓸 수 있도록 어렵게 고정해 놓은 것을 마구 버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화학 비료를 포기하고 굶주림의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재활용을 기본 규칙으로 하는 자연의 섭리를 현명하게 활용하는 화학적 지혜가 필요하다. 이 덕 환 <서강대교수·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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