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姜尙憲기자」 이제 주부들이 장보기에 나설 때는 계산기를 꼭 가져가야 할 것 같다. 같은 물건이라면 큰 포장 제품의 단위당 가격이 작은 포장 제품에 비해 싼 것이 상식이지만 실제 그렇지 못한 물건이 적지 않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서울의 백화점 슈퍼마켓 회원제창고형매장 등 6개 매장을 상대로 식품과 생활용품 등 31개품목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소보원에 따르면 한화유통에서 팔리는 세제 LG한스푼의 경우 3㎏짜리가 6천8백원으로 ㎏당 가격이 2천2백67원인데 비해 2.3㎏짜리가 4천3백원으로 ㎏당 가격이 1천8백70원이었다. 큰 포장 제품이 작은 포장에 비해 오히려 ㎏당 3백97원이나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샘표 진간장의 경우 LG유통에서 1.8ℓ짜리가 2천7백30원(ℓ당 1천5백17원)인데 비해 1ℓ짜리는 1천3백70원에 팔리고 있었다. 대림 빅 불고기햄은 5백g짜리가 롯데백화점에서 4천8백원(1백g당 9백60원)인데 2백50g짜리는 2천2백원(1백g당 8백80원)이었다.
소보원 관계자는 『이런 비상식적인 가격체계가 조사대상 전 매장에서 관찰됐으며 품목도 화학조미료 간장 랩 마요네즈 세제 샴푸 참치 치약 참기름 커피 햄 휴지 등 다양한 상품에 걸쳐 있다』고 밝혔다. 단위당 가격이 제시되지 않으면 가격정보에 어두운 소비자가 오히려 비싼 제품을 싼 것으로 착각하여 구입하는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한 백화점의 매장 관계자는 『작은 포장 제품의 값을 싸게 써붙여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판매전략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