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한 임꺽정 정흥채씨…무명10년마감 영웅 부상

입력 1996-11-20 20:19수정 2009-09-27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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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然琇기자」 불타는 눈동자에 시커먼 수염, 우람한 몸매. 「20세기 임꺽정」이 안방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SBS 드라마 「임꺽정」에 주인공 꺽정으로 출연하는 정흥채(32)는 무명의 연극배우에서 일약 대하드라마의 주역으로 발탁된 행운아다. 연출자 김한영PD는 『정흥채의 빛나는 눈과 선량한 미소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캐스팅 동기를 말했다. 키1m80, 몸무게 1백5㎏의 거구에 한국 「토종 장수」의 풍모를 가진 그는 23일부터 성인 임꺽정으로 등장, 본격적 활약을 하게 된다. 지난 86년 연극 「끝없는 아리아」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거의 무명이었던 그가 화제의 주인공이 되기까지는 사연이 많았다. 연기자 선배들의 추천으로 김한영PD에게 오디션을 받았던 그는 두달이 넘도록 어떤 배역 때문에 불려갔는지조차 몰랐다. 음주가 금지된 방송사 연습실에서 문을 걸어 잠그고 연출자와 소주를 마시며 인생이야기를 나눈 지 몇주일. 전남 영암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때부터 「광대」를 꿈꿨으며 연극과 현대무용 대금 장구 승마 봉산탈춤 태권도 씨름 육상 등 무대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익혀온 그의 이력이 드러났다. 10년 가까이 객지 생활을 하면서도 순박한 마음을 잃지 않고 특히 연기를 위해서는 온몸을 기쁘게 바칠 수 있는 자세를 확인한뒤 연출자는 마음을 굳혔다. 『처음엔 「임꺽정」의 무게가 나를 짓눌렀습니다. 그 거대한 인물을 내가 살려낼 수 있을까. 안팎의 엄청난 기대를 내가 정말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지요』 정흥채는 원작 소설을 여러번 완독한 뒤 『임꺽정은 인생을 진심으로 사랑했으며 상식적인 삶을 살려한 인물이었다』고 느꼈다. 시대가 그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았을 뿐이다. 지난해 가을 촬영을 시작하고부터는 강원도 산골을 하루에도 몇번씩 오르는 강행군이 1년 넘게 계속됐다. 무술장면 등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부상도 여러번 당했다. 첫회에 방영된 임꺽정의 최후 장면을 촬영할 때는 눈밭에서 칼을 휘두르며 달리다 왼쪽 무릎을 깊이 찔렸다. 진통제를 맞고도 잠을 못이룰 정도로 4일간 앓았지만 힘들고 고생스럽다는 생각은 한적이 없다. 당연히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었고 오로지 임꺽정을 실감나게 보여줘야 한다는 집념만이 그를 사로잡았다. 드디어 완성된 첫회를 보고 그는 가슴이 울컥했다. 2년동안 몸과 마음을 다한 결실이었다. 『내년 2월까지는 「임꺽정」을 위해 태어난 듯 살겁니다. 방송은 초보인만큼 기교를 부리기보다 가슴으로 표현하겠습니다』 <정흥채 신상명세> △출생년〓1964년 △고향〓전남 영암 △거주지〓서울 구로동에서 동생들과 자취 △가족〓4남3녀중 넷째 △체격〓키1m80 몸무게1백5㎏(원래 83㎏이었으나 드라마를 위해 늘렸음) △학력〓광주 숭일고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영상아카데미 방송연기과 수료 △출연작〓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딸의 침묵」 등 30여편. 무용 「자유Ⅱ」 등 △주량〓말술을 마시지만 취한적이 없어 주량을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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