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교실/임신과출산]임신초기 풍진 태아 위험

  • 입력 1996년 11월 19일 20시 32분


지난 봄 풍진이 유행해 산부인과마다 풍진으로 인한 태아기형을 걱정하는 임산부들이 몰려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신생아가 임산부로부터 병에 감염되는 경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임신중 태반을 통한 감염이고 다른 하나는 출생시 산도(産道)에서 감염되는 것이다. 산도 감염은 대부분 성병에서 비롯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헤르페스 임질 등이 있다. 만약 산모가 급성 헤르페스에 감염된 상태에서 분만한다면 절반 이상의 아기가 감염된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제왕절개수술을 권한다. 태반을 통해 감염되는 질병은 풍진 매독 톡소플라스마증이 있다. 풍진의 경우 임신초기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치명적인 이상을 초래할 수 있지만 대개의 임산부는 감염된 사실조차 모르고 지나친다. 검사를 하더라도 임산부가 최근에 감염됐는지 알아내기 힘들다. 임신 22∼23주에 탯줄에서 혈액을 채취해 검사하는 것이 태아감염을 진단하는데 가장 정확한 방법이지만 검사에 따른 위험과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널리 시행되지 않고 있다. 톡소플라스마증은 고양이가 옮기는 질병으로 발생빈도는 높지 않지만 태아가 감염되면 심각한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임산부 주위에 고양이를 키우지 않는 게 좋으며 더 나아가 임산부와 애완동물을 격리시키는 것이 안전하다. 매독으로 인한 선천성 기형도 드물지만 가끔 본다. 임신초기에 병원에서 진단할 때 매독반응검사를 모든 임산부에게 실시하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알아낼 수 있고 페니실린을 주사하면 대부분 치료된다. 이외에 성행위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으로 헤르페스 임질 에이즈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에이즈 발병률이 높지 않지만 에이즈 환자가 증가하면 태아의 에이즈 감염도 사회적인 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태아 감염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이다. 예방에는 감염의 기회를 없애는 것과 예방주사를 맞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예방주사가 나와 있는 풍진과 간염은 임신을 하기 전에 미리 맞아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감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02―760―3744 전 종 관 <서울대교수·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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