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강산댐 실체 검증토록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7분


북한 금강산댐이 완공될 경우 북한강 수계의 수력발전량이 크게 줄어들고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금강산댐 위험론」이 10년만에 또 다른 차원에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금강산댐은 지난 86년 북한이 댐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서울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수공(水攻)작전을 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 全斗煥정권은 금강산댐의 저수량이 2백억t에 이르러 만일 북한이 수공작전을 펴면 서울이 물바다가 된다고 과대선전함으로써 정권안보에 이용했다. 대응댐인 평화의 댐을 만든다고 법석을 떨기도 했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평화의 댐 건설은 유야무야됐다. 금강산댐 얘기도 잠잠해졌다. 이번에 금강산댐 위험론이 다시 나오게 된 것은 얼마전 서울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서울대 李相冕교수가 금강산댐이 완공돼 45억t의 담수가 가능해질 경우 북한강 수계에 미칠 피해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데서 비롯됐다. 지금으로서는 李교수의 주장이 얼마나 타당성을 갖는지, 또 금강산댐 2차공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이며 언제쯤 완공될 것인지 알지 못한다. 정부는 1단계로 완공된 금강산댐의 저수량이 1억∼3억t에 불과하여 우리쪽에 큰 피해가 없는데다 2단계 댐은 언제 건설할지 몰라 현재로선 직접협상이나 국제법적 대응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과 관련, 지나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금강산댐 완공으로 우리측이 어떤 피해를 보게 될는지 과학적이고 실체적인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북한의 위협은 핵개발이나 게릴라 침투, 대남(對南) 선전 선동만이 아니다. 북한강 수계를 차단해 수력발전에 지장을 주고 생태계와 수질문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면 이는 엄청난 직접적 도발이다. 전문연구조사팀을 구성해 정확한 조사 연구와 장기대책수립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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