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사이버컬처]女權 가상공간도 넘본다

  • 입력 1996년 11월 9일 20시 52분


「金鍾來기자」 「여성이여, 가상공간을 장악하라」. 남성 위주로 흘러온 지구촌통신 인터넷에 최근 「금남(禁男)구역」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이같은 여성의 권익을 위한 사이트는 이미 수백여개가 넘는다. 주로 미국 유럽 여성이 주축이 된 것이지만 국내에서도 여성 사이트가 곧 선보인다. PC통신에서도 동호회장이나 동호회 활동에 여성의 진출이 활발하다. 여성사이트는 정치 가족 교육 예술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권 신장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공대의 온라인여론조사기관 GVU센터가 지난 4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31.5%. 현재 남성의 절반 수준이지만 이들 「네트 우먼」의 세력은 날로 커지고 있다. 여성 진출의 계기가 된 것은 지난 해 중국 북경에서 열렸던 제4차 세계여성회의. 이 곳에서 「미래 여성운동은 인터넷으로!」라는 주장이 나온 뒤 여성운동가 사이에는 가상공간 인터넷이 세계 여성을 하나로 모으는데 더없이 훌륭한 도구라는 인식이 번지기 시작했다. 미국의 「여성지도자온라인(WLO)」은 여성회원 1백만명 모집을 목표로 가상공간의 여성을 규합하고 있다. 여성에게 불리한 정책을 주장하는 정치인에게는 항의성 전자우편을 쏟아붓는 등 가상정당을 전면에 내걸었다. 이들은 이번 미국대선에서도 여성권익을 보호하는 후보를 지지하자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새로운 압력단체(wlo.org)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는 18일 창립하는 한국여성정보원(원장 손봉숙·02―706―6761)이 현실 활동과 함께 국내 최초의 여성가상정당 「페미넷」을 운영한다. 「페미넷」은 「여성(Feminine)」 「감성(Feeling)」「가상(Fiction)」 등 3F를 최고의 가치로 정하고 여성을 위한 교육과 정보 제공, 여성정책 건의 등 여성을 위한 사이버정당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www.feminet.or/kr). 한국여성정보원의 손원장(정치학박사)은 『여성의 가상공간 진출은 여성의 권익과 사회적 역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여성 스스로도 컴맹을 벗어나 정보사회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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