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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지리산 「곰길」소식 신선

입력 1996-10-30 20:47업데이트 2009-09-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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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지리산 시암재에 만들기로 했다는 「곰길」소식은 신선하다. 동물들과 더불어 산다는 즐거움을 갖게 한다. 산등성이를 깎아질러 낸 도로나 그 도로의 가드레일 등은 동물들이 오고가는 길을 막는다. 자동차에 치여 죽는 동물도 많다. 이때문에 특히 산악지대의 아스팔트 길은 동물을 가두어 놓는 철책과 다름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지리산 「곰길」은 몇마리의 반달가슴곰 서식이 여러가지 흔적을 통해 확인됨에 따라 붙여진 상징적인 이름이다. 「곰길」은 2차로 도로위에 흙과 바위 풀 등으로 위장한 30m폭의 통로다. 멧돼지 노루 곰 등이 늘 다니는 산길인 것처럼 오가게 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포수들이나 지역주민들의 얘기에 따라 동물들의 길목을 확인, 그와 연결되게 통로를 냈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동물들이 곧 「애용」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진국에서는 동물들의 이동과 활동을 자유스럽게 하기 위해 70년대 초부터 이동통로를 설치해 왔다. 요즈음은 도로를 내놓고 사후에 야생동물의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야생동물의 길을 먼저 확보한 후 도로를 낸다. 일본 건설성은 야생동물의 이동을 고려해 도로를 건설하라는 지침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도 국토그린네트워크화 계획이 있고 서울의 남산과 북한산을 생태계로 연결하는 연구도 하고 있다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등지의 동물서식지 차단현상도 심각하지만 이 이동통로 개설을 위한 예산이 만만치 않다. 내년 가을 완공될 지리산 「곰길」예산만 하더라도 14억원이다. 일부에서는 그 많은 돈을 들일 필요가 있느냐는 반론을 제기했다. 그 통로 근처에 포수들만 꾀어들 것이라는 자조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아예 사라지거나 급속히 줄고 있는 야생동물들을 생각하면 그 일이 예산때문에 주저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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