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업의 저효율 개선 급하다

  • 입력 1996년 10월 28일 20시 30분


우리나라 제조업의 저효율(低效率)구조가 또 하나의 경쟁력 약화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제조업의 생산효율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같은 상품을 만드는데 일본기업의 4배나 되는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1인당 생산액은 일본의 3분의1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고비용구조 못지 않게 낮은 생산효율이 국제경쟁의 걸림돌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이같은 저효율의 원인으로 생산기술부족 비과학적생산관리 합리화투자의 미흡 등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같은 설비를 가지고도 시간당 생산량이 일본보다 적을 뿐 아니라 원자재나 에너지를 덜 들이는 생산기술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리 기업들이 생산의 효율을 높이는 쪽에 관심을 두지 않고 투자를 게을리했기 때문에 그것이 오늘날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린 원인이 되었다는 분석인 셈이다. 수출둔화 수입증대로 국제수지 적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경기후퇴를 겪으면서 국내 기업들은 고비용(高費用)구조의 개선이 경쟁력 회복의 우선과제라고 주장해 왔다. 이같은 진단아래 재계는 정부측에 금리인하 등 금융비용 절감대책을 요구하고 명예퇴직과 임금총액동결 등 임금비용절감을 주내용으로 하는 감량경영에 나서고 있다. 재계의 진단대로 임금 금리 땅값 등 생산요소의 고비용구조가 경쟁력약화의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생산체제의 저효율구조가 경쟁력 약화의 또 하나 주요 요인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기업들은 이제 외면해서는 안된다. 국내기업의 총 생산비용 가운데 원자재나 에너지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70%나 된다. 이처럼 비중이 큰 부문에서 비용을 절감하지 않고는 우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 생산설비와 기술부문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노력 없이 인력감축이나 임금억제 등 이른바 감량경영만으로는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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