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박세혁→안중열… NC 강인권 감독 “포수공백은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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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포수 출신 강인권 감독
양의지 빈 자리, 박세혁 채우고, 노진혁 옮길때 ‘포수 안중열’ 지명
朴 부상때 ‘안방’ 잘지켜 승리 견인… NC, 약체 예상깨고 시즌 초반 돌풍
우승후보 LG-SSG등과 ‘1위 싸움’

선수 시절 수비형 포수였던 강인권 NC 감독은 두산, NC, 한화 등에서 배터리 코치를 맡아 여러 명의 좋은 포수를 키워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NC 감독대행을 맡았던 그는 올해 정식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NC 제공
선수 시절 수비형 포수였던 강인권 NC 감독은 두산, NC, 한화 등에서 배터리 코치를 맡아 여러 명의 좋은 포수를 키워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NC 감독대행을 맡았던 그는 올해 정식 감독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NC 제공
올 시즌 프로야구 개막 전 NC는 전문가들로부터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본보가 개막을 앞두고 각 방송사 프로야구 해설위원 8명에게 물었는데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정규리그 5위 이내에 NC를 포함시킨 해설위원은 한 명뿐이었다.

양의지(두산). 동아일보DB
양의지(두산). 동아일보DB
NC의 상황을 보면 그럴 만도 했다.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친정팀 두산으로 돌아갔다. 지난해까지 유격수 자리를 지켰던 노진혁도 FA가 된 뒤 롯데로 팀을 옮겼다. NC로서는 센터 라인의 주전 선수 2명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시즌 개막과 함께 뚜껑이 열리자 NC는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잘나가고 있다. 18일 경기에서는 LG를 6-4로 꺾었다. LG는 8명의 해설위원 가운데 7명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던 팀이다. 이 경기 승리로 NC는 10승 5패가 되면서 18일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NC는 LG, SSG 등과 선두권 싸움을 하는 팀이 된 것이다.

박세혁(NC). 동아일보DB
박세혁(NC). 동아일보DB
NC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양의지의 공백은 작년까지 두산 주전 포수로 뛰다 FA로 NC 유니폼을 입은 박세혁이 잘 메웠다. 박세혁은 주전 마스크를 쓰면서도 공격에서는 핵심 타순인 2번 타자로 주로 나섰다. 방망이에 공을 잘 맞히고 포수치고는 빠른 발을 갖고 있는 박세혁은 18일 현재 타율 0.263(38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박세혁은 14일 SSG와의 경기 도중 상대 외국인 타자 에레디아의 스윙 때 방망이에 머리를 맞아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이때 팀의 구세주로 나선 선수는 백업 포수 안중열이다. 안중열은 노진혁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NC 유니폼을 입었다. 안중열을 지명한 강인권 NC 감독은 “롯데에서는 기회를 조금 못 얻었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좋은 걸 갖고 있는 선수다. 박세혁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중열(NC). 동아일보DB
안중열(NC). 동아일보DB
강 감독의 말대로였다. NC는 안중열이 선발 마스크를 쓴 15∼18일 세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NC는 15일 당시 선두이던 SSG와 연장 10회 접전 끝에 1안타로 1-0 승리를 거뒀는데 안중열은 선발 투수 구창모, 마무리 투수 이용찬과 호흡을 맞춰 팀의 영봉승을 이끌었다.

18일 LG전에서는 강한 어깨가 빛났다. 3-2 한 점 차로 쫓긴 6회말 무사 2루 수비 상황에서 안중열은 총알 같은 2루 견제로 주자 문보경을 아웃시켰다. 4-4로 동점을 허용한 8회말 1사 1루 상황에서는 발 빠른 대주자 신민재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두 번 모두 상대의 흐름을 끊는 결정적인 플레이였다. 경기 후 강 감독은 “안중열의 수비가 팀 승리의 바탕이 됐다”고 칭찬했다.

18일까지 안중열의 타율은 0이었다. 하지만 18일 LG전에서는 득점에 도움이 되는 볼넷을 골랐고, 연장 10회엔 희생플라이로 타점도 올렸다. 이어 19일 LG전에서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선수 시절 수비형 포수였던 강 감독은 2006년 은퇴 후 지도자가 된 뒤로 좋은 포수들을 여럿 길러냈다. 양의지와 박세혁이 그의 지도 아래 성장했고, 현재 한화의 주전 포수 최재훈도 그의 제자였다. 경험과 노력이 쌓인다면 다음 차례는 안중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양의지#박세혁#안중열#강인권 감독#포수공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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