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꿈나무 키우기 팔걷은 ‘최강 포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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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 간판포수 양의지
고교에 1억원상당 용품 기부
지난해에도 모교 등에 지원
“어린 선수들 성장에 도움됐으면…”

프로야구 NC의 양의지(왼쪽 사진)가 NC의 연고지 후배들을 위해 1억 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기부했다. 한 고교의 야구부 선수들이 양의지가 기부한 배트를 앞에 놓고 사진을 찍고 있다. NC 제공
프로야구 NC의 양의지(왼쪽 사진)가 NC의 연고지 후배들을 위해 1억 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기부했다. 한 고교의 야구부 선수들이 양의지가 기부한 배트를 앞에 놓고 사진을 찍고 있다. NC 제공
“막차로 프로가 됐습니다. 고향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구로동 사촌 집에서 잠실까지 전철 타고 다니며 손바닥에서 피가 날 정도로 운동했어요.”

광주진흥고에 다니던 19세 소년은 2005년 8월 열린 프로야구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66명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으니 그의 말 그대로 가까스로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팀 NC의 간판스타 양의지(33)다.

남다른 의지로 역경을 극복한 끝에 한국을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한 양의지가 후배들을 위한 따뜻한 선행을 실천했다. NC 구단의 연고 지역인 경남의 5개 고교 야구부에 총 1억 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기부했다.

NC는 2일 양의지가 지난달 30일 물금고, 김해고, 마산고, 마산용마고, 울산공고 야구부에 각각 2000만 원 상당의 나무 배트와 배팅 장갑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양의지는 “올해 초부터 구단과 상의해 준비해 온 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전달이 늦어졌다. 연고 지역 꿈나무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야구하며 한층 더 성장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의지의 기부는 처음은 아니다. 두산 시절 재능기부 활동에 자주 참여했던 양의지는 지난해 4월 자신의 모교 광주진흥고와 진흥중, 그리고 광주의 모든 초등학교 야구부에 총 1억 원 상당의 야구 용품을 지원했다. 양의지는 “NC로 오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좋은 대우를 받았다. 가장 먼저 내가 야구 꿈을 키웠던 고향 후배들에게 도움을 준 데 이어 NC 선수로 구단 연고 지역 후배들을 돕고 싶었다. 앞으로도 어떤 형태로든 기부를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유계약선수(FA)로 4년 총액 125억 원의 계약을 하며 NC로 옮긴 양의지는 올해 NC의 창단 후 첫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의 안정적인 투수 리드 덕분에 구창모(23)는 올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74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최성영(23) 김영규(20) 송명기(20) 등 젊은 투수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시즌 타격왕(타율 0.354)에 올랐던 양의지는 주장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4번 타자로 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기록. ‘30홈런-100타점’은 KBO리그 포수 역대 최초 기록이다. 양의지의 ‘무결점’ 활약 속에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 NC는 창단 후 첫 KS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nc다이노스 양의지#모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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