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아성 뛰어넘으려는 대구FC의 도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10일 05시 30분


대구FC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DGB대구은행파크는 그 열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연일 구름 관중을 동원하며 K리그 흥행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FC가 홈구장으로 사용 중인 DGB대구은행파크는 그 열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연일 구름 관중을 동원하며 K리그 흥행에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요새 열기는 야구 부럽지 않습니다.”

총인구 250만 명에 육박하는 대구광역시는 전통적으로 야구라는 스포츠가 강세를 보이는 도시다. 1982년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원년 구단으로 뛰어든 뒤 지금까지 8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대구의 스포츠 지형도를 들여다보면, 30년 넘게 굳건하던 야구의 강세가 조금은 흔들리는 모습이다. 중심에는 K리그1 시민구단 대구FC가 있다.

2002년 출범 이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대구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완전히 새로운 구단으로 탈바꿈하며 대구 축구팬들의 오랜 설움을 풀어주고 있다. 골키퍼 조현우라는 깜짝 스타를 배출해 인기를 얻더니 올해부터는 K리그1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그리고 FA컵에서 모두 호성적을 내면서 성적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무엇보다 홈구장을 중심으로 한 ‘축구 문화’ 형성이 잘 정착되고 있다는 평가다. 도심 한가운데 들어선 DGB대구은행파크는 경기마다 구름 관중을 동원하며 흥행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지난해까지 안방으로 쓰던 대구스타디움 시절에는 1000명 끌어 모으기조차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1만 명 가까운 팬들이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아 축구를 즐기고 있다. 관중 친화적으로 설계된 구장을 비롯해 각종 부대시설을 잘 갖춰 놓으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계속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열기는 ACL F조 조별리그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5차전이 열린 8일에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대구의 홈구장을 찾은 관중은 총 8355명. 평일 경기 그리고 상대가 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팀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였다. 전날 울산 현대의 ACL 홈경기 관중은 1520명뿐이었다.

전통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프로야구와 비교해도 대구의 흥행몰이는 주목할 만하다. 최근 몇 년 부진한 삼성 라이온즈가 8일 NC 다이노스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인 홈경기 관중은 5220명으로 같은 시간 DGB대구은행파크를 찾은 인원보다 3000여명이 적었다.

요즘 대구의 축구 열기가 야구 부럽지 않다는 대구 구단 관계자의 행복한 비명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대구|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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