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연착륙’ 2019년, 대형 신인투수 풍년 조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1일 05시 30분


LG 정우영-롯데 서준원-KIA 김기훈(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LG 정우영-롯데 서준원-KIA 김기훈(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이제 투수들 차례 아닐까요?”

LG 트윈스 정우영(20)에게 신인왕 후보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시즌 초반이지만 어느 때보다 신인투수 풍년 조짐이 보인다. 12년만의 투수 순수 신인왕 전망은 밝기만 하다.

● 엘롯기, 고졸 대형투수 등장에 ‘활짝’

이름값으로도, 실력으로도 ‘엘롯기’의 루키들이 돋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정우영, 서준원(19·롯데 자이언츠), 김기훈(19·KIA 타이거즈)이 그 주인공이다.

롯데는 27일과 28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5실점으로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불펜의 소모가 컸고, 사이드암 서준원에게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29일 1군 등록 후 30일 잠실 LG전에 등판했다. 결과는 2이닝 무실점. 스스로도 “이 정도면 100점짜리 데뷔전 아닌가”라고 패기 있게 밝혔다. 최고 구속 149㎞의 직구와 배짱이 그의 무기다.

다만 연투 능력은 의문부호다. 허리 통증으로 대만 1차 스프링캠프에서 낙마한 전력이 있다. 실제로 31일 LG전에선 0.1이닝 1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기용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서준원과 마찬가지로 사이드암인 정우영은 31일 잠실 롯데전에서 1-4로 뒤진 6회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3월까지 정우영은 신인투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4경기에서 7이닝을 소화했으니 규정이닝에 1이닝 못 미친다. 1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로 기록도 빼어나다. 경쟁력은 제구다. 류중일 LG 감독은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있다. 제구도 괜찮은 편”이라고 칭찬했다.

이들 중 선발등판 경험은 김기훈만 갖고 있다. 24일 광주 LG전 불펜 등판으로 처음 1군을 경험한 그는 28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때만 해도 제구가 문제였지만 이날 볼넷은 1개뿐이었다. 김기훈은 “투수라면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싸우는 것이 당연하다. 볼넷을 주고 싶지 않았다”고 곱씹었다.

KT 손동현-삼성 원태인-최채흥(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T 손동현-삼성 원태인-최채흥(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앞서거니 뒤서거니, 신인투수 춘추전국시대

미소 짓고 있는 것은 ‘엘롯기’만이 아니다. 손동현(18·KT 위즈), 원태인(19·삼성) 역시 1군에서 한 자리를 꿰차고 있다. 둘 다 필승조 역할을 맡고 있어 등판 기회도 자주 주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지난해 대졸 신인으로 데뷔한 최채흥(24·삼성)도 2018시즌 28이닝 투구에 그친 까닭에 신인왕 수상 조건(30이닝 이하)에 부합한다. 최채흥은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눈도장을 받을 기회도 그만큼 더 많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신인왕 경쟁은 아무래도 많은 경기에 나서는 선수가 유리하다. 야수 신인왕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올해는 괜찮은 신인투수들이 확실히 많다”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마지막 투수 신인왕은 2016년 신재영(키움 히어로즈)이다. 입단 첫해 신인왕 타이틀 획득을 기준으로 하는 ‘투수 순수 신인왕’은 2007년 임태훈(당시 두산 베어스)이 마지막이다. 과연 올해는 12년 만에 새 얼굴이 등장할까.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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