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때리는 황의조, ‘반응 속도’가 말해주는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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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일 0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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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황의조.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59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황의조. (대한축구협회 제공) © News1
오는 1월5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막을 올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임하는 축구대표팀의 목표는 우승이다. 1956년 초대대회와 1960년 2회 대회 때 잇따라 챔피언에 오른 후 감감무소식인데, 무려 59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이번이 적기라는 목소리가 적잖다. 에이스 손흥민의 기량이 물올랐고 기성용과 이청용, 구자철 등 완급을 조율해줄 베테랑들과 함께 할 사실상의 마지막 아시안컵이다. 여기에 황희찬, 황인범 등 젊은 선수들의 기량도 상승세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든든함이 바로 황의조의 존재감이다. 한국 축구의 고질병이라 불리는 결정력 부재를 해소시켜줄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버티고 있다는 게 큰 힘인데, 컨디션이 계속 좋아 보여 또 고무적이다.

축구대표팀이 1일 오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후반에 얻은 PK를 놓치는 등 골을 넣지 못했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으나 대표팀은 A매치 8경기 무패(4승4무) 흐름을 이으면서 대회에 돌입하게 됐다.

대회를 앞두고 치르는 처음이자 마지막 평가전이기에 벤투 감독은 결과보다는 테스트에 신경을 썼다. 부임 후 처음으로 스리백을 가동했고, 그간 공격수로만 간주됐던 황희찬이 윙백으로 변신하는 파격 실험도 있었다.

이 테스트 속에서 경기 초반은 다소 애를 먹었다. 전체적으로 수비진은 어수선했고, 11월 평가전에는 없었던 기성용-정우영이 동시에 복귀했음에도 후방의 안정감은 떨어졌다. 벤투 감독이 강조해왔던 빌드업 과정이 실종되면서 원하는 전진이 힘들었고 그 과정 속에서 원톱 황의조가 고립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하지만 전반 중반이 지나면서 흐름이 달라졌다. 낯선 포메이션과 조합에 선수들이 적응하면서 플레이가 부드러워졌고 그와 함께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의 ‘슈팅’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는 게 또 중요하다.

한국은 전반 32분 사우디아라비아 박스 안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었다. 황인범과 황희찬이 좁은 공간에서 패스를 주고받은 뒤 문전으로 공을 투입시켰고 이를 황의조가 오른발로 짧게 끊어 먹는 슈팅을 시도했다. 아쉽게 골포스트를 벗어났으나 순간적인 반응 속도는 돋보였다.

전반 42분의 볼 터치와 슈팅도 황의조의 컨디션을 짐작케 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용이 내준 빠른 패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잡아낸 황의조는 첫 터치 후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용이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리려는 행동을 취하다 빠르게 내준 패스였는데 정확히 잡아내 빠르게 슈팅했다.

후반 10분 황희찬이 갑작스레 헤딩으로 밀어준 것을 비호처럼 빠져 들어가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비록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슈팅도 다시 골포스트를 빗나갔지만 순간 번쩍이는 움직임은 근래 황의조라는 공격수의 컨디션이 좋다는 것을 입증했다. 황의조의 가장 큰 장점인, 어떻게든 슈팅을 시도하는 모습이 이날도 보였다.

후반 14분 황의조는 지동원과 교체돼 필드를 빠져나갔다. 더 무리 시킬 필요는 없던 경기였다. 그리고 실제 본선에서도 벤투 감독은 황의조와 지동원의 출전시간을 적절하게 조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황의조에 대한 테스트는 긍정적으로 마친 경기였다. 전력이 약한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 등 대회 1, 2차전 상대들과의 경기에서 골맛을 볼 수 있다면 지난해 여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의 폭발력도 기대해 봄직한 황의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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