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드래프트 주장, 약자의 권리인가 몽니인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26일 05시 30분


연고지 팜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NC 다이노스는 전면드래프트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김종문 단장과 2019년 1차 지명선수 박수현, 양후승 스카우트 팀장(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연고지 팜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NC 다이노스는 전면드래프트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김종문 단장과 2019년 1차 지명선수 박수현, 양후승 스카우트 팀장(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연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상생하는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지난 6월 2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1차지명 회의. 김종문 당시 NC 다이노스 단장대행은 공개적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현행 1차지명 방식 대신 전면드래프트를 도입하자는 내용이었다.

KBO리그는 원년부터 이어온 연고지 우선지명, 즉 현행 1차지명 방식을 2010년 포기했다. 이후 전면드래프트를 실시했다. 연고지에 상관없이 전년도 순위대로 신인을 지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일부 구단이 연고지 야구계에 대한 지원을 줄였고, 고교 선수들이 곧장 해외에 진출하며 2014년부터 다시 현행 제도를 도입했다.

NC는 전면드래프트 당시 신생팀 자격으로 특급 신인들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때문에 일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주장에 코웃음을 쳤다. “전면드래프트 도입 후 연고지 아마추어 야구에 지원한 팀은 손에 꼽는다. 당시 대부분의 팀들이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을 바꿨다. 그 악몽을 되풀이하자는 말인가”라는 내용이었다. NC는 이사회 등 공식석상마다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현행 방식이 정답이고 전면드래프트가 오답인 것은 결코 아니다. 제도 개선보다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마추어 야구계에서는 구단별 1차지명자를 늘리는 방안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연고지 내 뛰어난 선수 한두 명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서울권에 지나치게 유리한 현행 권역의 변경 요구도 끊이질 않는다.

또한 지명제도를 바꾼다면 다양한 변화가 따를 수 밖에 없다. KBO 관계자는 “신인지명 방식을 바꾼다면 수반되어야 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2년마다 시즌 후 진행되는 2차드래프트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부 구단은 잘 키운 유망주를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KBO는 1월 열리는 실행위원회에서 신인지명 방식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은 물론, 메이저리그 방식의 지명권 양도 등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다. 한 원로 야구인은 “만일 연고지 팜을 이유로 전면드래프트만 주장한다면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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