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올 시즌 VAR로 톡톡히 재미 본 ‘매의 눈’은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11일 19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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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코트 밖 감독들의 중책 중 하나는 비디오판독(VAR)의 적재적소 활용이다. 심판의 오심을 뒤집는 VAR는 때론 승부의 물줄기를 바꾸기도 한다. 상대의 기세를 꺾으며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올 시즌 VAR로 톡톡히 재미를 본 ‘매의 눈’은 바로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67)과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44)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지난달 30일 마무리된 2라운드까지 VAR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두 감독은 총 16차례 VAR를 요청해 10차례 심판의 오심을 뒤집었다. 성공률은 62.5%다. 남자부에서 성공률이 가장 낮은 삼성화재 신진식 감독(31.6%·총 19회 중 6회)의 약 2배 수준이다. VAR는 세트당 최다 2회(첫 신청 때 오심 또는 판독불가가 나올 경우)까지 신청할 수 있다.

박기원 감독은 “눈으로 보는 건 물론 (터치아웃, 네트터치 등은) 귀로도 듣고 상대방 선수들의 표정, 코칭스태프의 의견도 종합적으로 살펴서 감독이 결정을 내려야 한다. 코칭스태프도 앉은 자리에 따라 담당 구역을 나눈다”고 설명했다. 엔드라인 인·아웃의 경우 아무래도 엔드라인 뒤쪽에 앉은 전력분석관의 말이 신빙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특히 터치아웃 관련 VAR에서 재미를 봤다. 총 6차례 VAR를 신청해 그중 5차례 오심을 잡아냈다.

김세진 감독은 “눈으로 본다고 해서 정확히 판단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다. VAR도 중요하지만 그것에만 집중하다간 경기 자체를 놓칠 수가 있다. 순전히 감에 맡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판정이 정심인 것을 알면서도 코트 안 선수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선수들의 요청대로 VAR를 신청하는 경우도 있다. 작전타임을 모두 사용할 경우 상대의 흐름을 끊기 위해 VAR를 신청하기도 한다.

한편 ‘오버네트’도 VAR 항목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 감독은 “오버네트에 대한 오심이 종종 나오지만 VAR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 보니 심판의 결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KOVO는 인·아웃, 터치아웃, 네트터치 등 9가지 항목에 대해 VAR를 실시하고 있다. KOVO 관계자는 “오버네트의 경우 네트 위 설치된 카메라로 판독해야 하는데 경기 중 공이나 선수들의 네트터치 등으로 카메라의 균형을 맞추는 게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2라운드까지 남·여부 포함 총 244회 VAR 신청이 나온 가운데 약 43%인 105회 오심이 뒤집혔다. 판독불가는 약 2%인 5회 나왔다. 항목별로는 터치아웃이 가장 많은 123회(성공률 49.6%), 인/아웃이 52회(42.3%), 네트터치가 25회(20%)로 그 뒤를 이었다. 리베로 전위토스 항목은 단 한 차례도 VAR 신청이 나오지 않았다.

여자부에서는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16회 중 8회)과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8회 중 4회)이 50%로 가장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감독은 터치아웃 8회 중 6회 오심을 잡아내며 ‘매의 눈’ 실력을 발휘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성공률 26.7%(15회 중 4회)로 남·여부 통틀어 VAR로 가장 덜 재미를 봤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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