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한 KBO리그… 亞경기 이후 관중 17%나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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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전쟁 등 흥행 호재도 무색… “인기 도취, 소통 무시한 결과”

‘2% 아쉬운 관중석.’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휴식기 이후 지난주 재개된 프로야구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관중 수다.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이란 값진 성과를 거둬 왔지만 야구장에서 황금빛 붐업의 열기를 찾긴 힘들다. 오히려 국제대회 성적이 부진한 이후 경기장 모습 같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4∼9일 관중 수는 28만1115명(30경기)이다. 경기당 평균 9371명. 아시아경기로 리그가 중단되기 전 경기장을 찾은 1만1278명(569경기)보다 1900여 명(16.9%) 줄었다. 아시아경기에서 이정후, 김하성, 최원태 등 영건 3인방이 맹활약한 넥센도 안방 관중이 6830명(60경기)에서 2783명(주말 2경기)으로 59%나 감소했다. 약 14경기에 1번꼴로 나온 매진도 아시아경기 이후 30경기에서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SK, 한화의 치열한 2위 싸움, 4위 넥센부터 7위 KIA까지 벌이는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 선선해진 날씨 등 흥행 호재는 많지만 오히려 줄어든 관중 수는 현장 관계자들조차 당황하게 하고 있다.

아시아경기 대표 선발을 둘러싼 불협화음, 의혹의 중심에 선 선수들의 병역 특혜 무임승차 논란이 관중 감소로 연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야구팬은 “성적과 별개로 대회 전 일부 선수의 병역기피 의혹이 일었지만 축구처럼 선수 본인이 논란을 불식시키거나 감독의 설명도 없었다. 실망감에 야구 자체에 대한 흥미가 줄어든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아시아경기에서 한국 축구는 와일드카드 선발을 두고 공격수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김학범 감독의 성남FC 시절 제자라는 사실이 거론되며 인맥 선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황의조가 아시아경기에서 9골로 맹활약하며 비난 여론은 어느새 ‘안 뽑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는 찬사로 바뀌었다. 아시아경기 이후 축구 A대표팀 평가전 경기 티켓이 5년 만에 매진되고, 축구팬들이 새벽부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찾을 정도로 축구 열기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거둔 호성적은 국내 프로야구 흥행을 지피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 4강 등 눈부신 성적은 야구를 ‘국민스포츠’ 반열로 이끌었다. 2006년 304만254명이었던 KBO리그 시즌 총 관중 수는 지난해 840만688명으로 급증해 어느덧 ‘1000만 명 시대’도 바라보고 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에 도취돼 소통이 필요한 사안들을 간과해 온 결과다. 투명한 정보 공유와 함께 팬들도 납득할 만한 공정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관계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자카르타-팔렌방 아시안게임#kbo#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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