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올림픽은?…평창서 구현되는 ‘세계 최초 ICT 올림픽’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3일 1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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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올림픽은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내달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의 경연장이다. 평창올림픽이 내건 슬로건 중의 하나도 ‘세계 최초 ICT 올림픽, 평창’이다.

23일 강원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열린 ‘ICT로 하나 되는 평창 겨울올림픽’ 콘퍼런스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선보일 각종 ICT 기술들을 엿보는 장이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강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주관한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세계 최초로 ICT 올림픽으로 열리는 평창올림픽의 다양한 기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평창올림픽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5G서비스를 비롯해 IoT(사물인터넷), 초고화질영상(UHD)은 물론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기술이 총 동원될 예정이다.

평창올림픽 공식 통신 파트너인 KT 박종호 상무는 ‘차원이 다른 ICT 올림픽 혁신 기술’이라는 주제에서 올림픽에서 적용되는 5G 등 ICT 올림픽 혁신기술들을 시연과 함께 소개했다. KT가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구현한 5G 기술의 원리 및 작동 시연과 함께 KT가 구축한 평창올림픽 대회 통신 및 방송 중계 인프라를 비롯해 ICT 주요 시설, 유·무선·방송에 특화된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이번 올림픽은 5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시범 올림픽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상용화하고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꽃을 피운다는 게 5G 업계의 구상이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5G기술을 최초로 적용하며 선도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과거 눈으로만 즐기던 올림픽이었다면 이젠 실제 체험하는 올림픽이 초점이다. 아직은 시범이라 5G 기술망을 갖춘 평창올림픽 현장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5G는 초고속, 저지연, 초연결이 가장 핵심이다. 20Gbps로 모든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모바일 기기로도 전혀 끊김없이 바로 현장에서 지켜보듯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현재 3.2Gbps이니 그 속도가 가공할만하다. 크로스컨트리와 봅슬레이, 아이스하키, 스피드스케이팅 등을 옴니뷰(Omni View·과거 큰 화면 하나로 볼 수 있었다면 선수 개개인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확인 가능), 싱크뷰(Sync View·동시간대에 선수의 동작을 표정까지 확인하고 선수의 시각에서도 볼 수 있음), 타임슬라이스(Time slice·시간대별로 분리해서 볼 수 있음) 등으로 볼 수 있다.

KT는 이와 함께 올림픽 IPTV에 실시간으로 영어와 불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6개 국어 번역 자막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평창올림픽에선 세계 최초로 경기를 UHD(초고화질)로 시청할 수 있다. 이번에 전송될 UHD는 4K(3640X2610) UHD다. 그동안 올림픽방송서비스(OBS)가 테스트 성격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공급해왔던 것과는 달리 상품성 있는 국제 신호 형태로 공급한다. 상품화된 콘텐츠는 이번이 처음이다. 평창에서 만들어지는 4K UHD 국제신호는 DTV 대비 4배 정도의 해상도와 두 배의 초당 프레임수로 제공돼 눈가루와 얼음 조각까지 세세한 경기 현장을 볼 수 있다. OBS는 평창올림픽 총 15개 종목 중 10개 종목을 4K UHD 국제신호로 제작한다.

UHD 화질로 평창올림픽 시청을 즐기려면 먼저 지상파 UHD 방송이 수신 가능한 UHD TV와 수신 안테나를 구입해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전국 모두에서 수신이 가능하지는 않다. 서울 수도권과 5대 광역시 주변, 그리고 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과 강릉지역에서만 수신이 가능하다. 평창올림픽을 꼭 UHD 화질로 보고 싶은 시청자가 아니라면 UHD TV를 새로 마련할 필요는 없다.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HD 방송이 종료되는 2027년까지는 기존의 지상파 HD방송과 UHD방송이(화질만 다를 뿐) 같은 내용으로 방송되기 때문이다.

권종오 SBS 스포츠부 부장은 ‘올림픽 중계 변천과 UHD 중계 등 평창의 새로운 시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올림픽 중계방송을 기점으로 획기적으로 발전해온 방송 기술의 변천사를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1924년 파리올림픽 때 라디오 중계방송이 처음 시작됐고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는 최초로 TV 중계방송이 이뤄졌으며 1960년 로마올림픽은 위성 중계방송의 효시가 됐다. 전 세계 25억 명이 시청할 2018 평창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거의 대부분의 종목이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SBS를 비롯한 국내 지상파 3사를 통해 UHD화질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김병헌 MBC 전국부 차장은 ‘다가운 VR, 다가올 VR: 새로운 영상기술과 이용자 경험의 변화’라는 주제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VR 기술의 특성과 사례들을 소개했다. VR의 정의부터 역사, AR과의 차이, 실제 방송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구체적인 사례들과 향후 전망까지 다룬 내용을 통해 현재 VR의 현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기회가 됐다.

기조 발제자로 나선 이민규 한국언론학회 회장(중앙대 교수)은 ‘기술혁신과 저널리즘: 구텐베르크에서부터 AI까지’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기술이 저널리즘에 미친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인쇄술이라는 지식 혁명이 저널리즘의 태동인 신문의 동장으로 이어지고, TV, 인터넷, 모바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AI시대까지 저널리즘의 변천사를 커뮤니케이션 학자의 시각으로 소개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한국언론재단 민병욱 이사장은 “평창올림픽은 세계 최초로 최첨단 방송통신기술이 올림픽을 만나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사적인 올림픽으로 기록될 것이다”라며 이번 콘퍼런스의 의미를 설명했다.

강릉=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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