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경기장 문화…AFC가 직접 나선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2월 19일 05시 45분


지난 4월 테러로 파손된 도르트문트 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4월 테러로 파손된 도르트문트 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내년 1월 말까지 안전담당관 배치 주문

최근 지구촌을 관통하는 공통의 화두는 ‘안전’이다. 이유도 방식도 다양한 테러행위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애꿎은 피해자들이 속출한다.

스포츠도 자유롭지 않다. 불특정 다수, 많은 인원들이 몰려드는 축구장도 언제든 끔찍한 범죄의 현장으로 바뀔 수 있다. 주요 국제대회 또는 경기가 열릴 때마다 IS(이슬람국가)를 비롯한 여러 무장테러단체들의 위협을 자주 받아온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은 꽤 오래 전부터 경기장 안전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이제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안전관리에 적극 나서려 한다. 201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및 AFC컵 출전 클럽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AFC 본부에서 ‘안전담당 세미나’를 개최했다.

짧게는 1박 3일, 길게 2∼3박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세미나에서 AFC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모든 클럽들이 홈경기 때마다 안전담당관을 배치하도록 주문했다. 아직은 권장사항이지만 경기장의 안전문제를 보다 엄격히 통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레이저 포인터 공격을 당하는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레이저 포인터 공격을 당하는 메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현재 K리그에는 홈경기 담당이 사무국의 주요 파트 가운데 하나로 운영되고 있으나 ‘안전담당관’은 오직 안전 부분만 책임지는 역할이다. AFC는 서아시아∼동아시아∼동남아시아 등 각 권역별로 미흡하고 부족한 안전관리의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 ▲레이저 포인터(서아시아) ▲영토 및 역사 등 분쟁과 맞물린 지역의 정치적 이슈가 담긴 걸개, 깃발 소지(동북아) ▲공식 수용인원을 초과한 관중의 입장을 허용한 행위(동남아 및 중동) 등이다.

철저한 신원확인 및 소지품 검사, 경기장 사전점검, 지정좌석제 이외에 AFC는 국제대항전 출전 팀들이 내년 1월 말까지 안전담당관을 지정할 것을 통보했다. 플레이오프(PO)에 나설 팀들은 이보다 빨리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선정된 안전담당관은 홈경기는 물론, 가급적 원정경기도 선수단과 동행하는 것을 AFC는 권유한다.

세미나를 다녀온 한 구단 관계자는 “한국, 중국 등지를 방문하는 일본의 일부 극성 원정 팬들이 종종 욱일승천기(제국주의 상징)를 소지해 문제가 되곤 하는데, 예전에는 홈 팀의 관리소홀에 보다 큰 책임을 지웠다면 앞으론 원정 팀도 상당한 책임을 물리게 된다. 사전에 불미스러운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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