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에서 풀리는 않는 숙제는…‘김신욱 사용법’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5일 0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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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이마에 맞는 헤딩을 봤으면 좋겠어. 무조건 띄운다고 될 일은 아닌데….”

일본 도쿄에서 열리고 있는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찾은 국내 축구 관계자는 김신욱(29·전북)에 대해 이런 얘기를 꺼냈다.

국가대표팀에서 몇 년째 깔끔하게 풀리는 않는 숙제 중 하나가 김신욱의 사용법이다. 국가대표로 뛴 지 7년. 장신(196cm)을 이용한 고공 플레이로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날이 있는가하면 오작동되는 경우도 적잖았다. 기본적으로 기회를 만들고 수비를 끌고 다니는 타깃 공격수지만 출전 경기 숫자치고는 골도 적다(A매치 40경기 4골).

이번 대회에서도 ‘양날의 검’ 인상이다. 1차전 중국전에서는 전반 동료들이 올린 크로스나 공중 볼에 타이밍을 맞추며 1골 1도움을 올렸지만 후반은 공이 머리에 정확하게 닿는 경우가 드물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북한 전에서는 공만 ¤다가 시간이 다 갔다.

김신욱은 김신욱 대로 크로스 속도나 방향, 타이밍이 자신의 움직임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듯 표정이 밝지 않았다. 김신욱이 들어오면 동료들도 무의식적으로 띄워 보내자 식의 패스가 늘어났다. 그러다보니 전체적인 경기 흐름도 자주 끊기며 답답해졌다.

김신욱은 중앙대 시절 수비수 출신이라 공이 높게 올라올 때 비스듬히 잔발로 한두 발 물러나면서 점프 자리를 잡는 버릇이 아직 남아 있다. 때문에 지금도 최전방에서 예상했던 위치보다 짧게 공이 오면 수비수가 앞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문전에 있는 김신욱에게는 긴 크로스를 할 때는 최대한 수비 뒷 공간을 보고 빠르게 찔러주는 게 낫다는 지적이다. 김신욱의 헤딩 파괴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김신욱 앞에서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제2 공격수의 활발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김신욱은 머리가 가장 큰 무기다. 그렇다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독일, 스웨덴, 멕시코의 중앙 수비수가 신장이 작은 게 아니다. 키에서 김신욱이 가질 ‘메리트’가 없다. 김신욱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사용법을 숙지하고 정확하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 팬들은 당장 16일 일본전에서 그런 모습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도쿄=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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