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참패’ 선동열호가 APBC에서 남긴 과제와 성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1월 20일 05시 30분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한국 야구대표팀 대 일본 야구대표의 결승전이 열려 일본이 한국에 7-0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한국 선수단이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한국 야구대표팀 대 일본 야구대표의 결승전이 열려 일본이 한국에 7-0으로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후 한국 선수단이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선동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여정은 미완으로 마감됐다. 대표팀은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0-7로 완패했다. 일본 좌완선발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의 현란한 구종과 정교한 커맨드에 속수무책이었다. 7회까지 3안타밖에 치지 못했다. 반면 계투책으로 임한 투수진은 11안타 8볼넷으로 무너졌다. 이로써 한국은 APBC에서 일본에만 2패를 당했다. 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과 2020년 도쿄올림픽으로 가는 과정에서 한국야구의 가능성과 한계가 고스란히 묻어난 APBC 한일전이었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한국 야구대표팀 대 일본 야구대표의 결승전 4회말 무사 1,2루에서 일본 니시카와에게 1타선 선제 적시타를 허용한 한국 선발 박세웅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한국 야구대표팀 대 일본 야구대표의 결승전 4회말 무사 1,2루에서 일본 니시카와에게 1타선 선제 적시타를 허용한 한국 선발 박세웅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짐작 가능했던 APBC 대표팀의 결승전 참패

대표팀의 결승전 참패는 예견된 참사에 가까웠다. 선동열 감독은 대표팀 선발 원투펀치 장현식(NC), 임기영(KIA)을 16일 일본전, 17일 대만전에 소모했다. ‘국가대표 데뷔전인 첫 경기 일본전에서 망신을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증이 장현식 선발과 투수 총력전을 불렀다. 연장 10회 끝에 그나마 7-8로 졌다. 장현식, 함덕주(두산)가 더 이상 쓸 수 없는 카드가 됐다. ‘지면 탈락’으로 몰린 대만전은 임기영을 7회까지 밀었다. 김윤동(KIA)의 난조 탓에 불펜 에이스가 된 장필준(삼성)은 연투를 했다. 정작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투수 운영이 열악했다. 결과적으로 선 감독은 일본을 깨고 APBC를 우승하겠다는 목표보다 결승행이라는 ‘면피’에 방점을 찍은 운영을 했다. 그 결과 결승전 선발은 구위가 최상이 아님을 알면서도 박세웅(롯데)이었다. 박세웅이 4회 교체되자 걷잡을 수 없이 균형이 무너졌다. 선 감독은 APBC에 참가한 국가 중 유일하게 3명이 배정된 와일드카드를 전혀 뽑지 않았다. 이 간극이 곧 일본과의 격차를 불렀다. 첫 경기보다 두 번째 경기에서 더 티가 났다. 얇은 선수층에서 안 되는 선수를 뻔히 알면서도 교체할 카드 자체가 부족했다.

야구대표팀 박민우-김하성-이정후-장현식-임기영-장필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야구대표팀 박민우-김하성-이정후-장현식-임기영-장필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가장 큰 수확은 한국야구의 미래 세대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확보한 점이다. APBC는 ‘될까?’를 ‘되네!’로 바꿔가는 과정이었다. 선 감독은 이미 현 APBC 대표선수들 상당수를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안고 갈 구상을 밝혔다. 동기부여와 팀워크에서도 더할 나위 없었다. 특히 2루수 박민우(NC)와 유격수 김하성(넥센)의 키스톤 콤비는 한국야구의 미래 10년이 밝음을 보여줬다. 19세 이정후(넥센)도 놀라운 스타성을 발휘했다. 마운드에서도 장현식과 임기영, 박진형(롯데), 장필준 등이 국제용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선수단 전체가 낯선 환경에서 일방적 응원과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지 않았던 심판 판정에 위축되지 않았던 것도 인상 깊었다.

도쿄돔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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