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5번타자 강민호’는 타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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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5월 13일 0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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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강민호. 스포츠동아DB
롯데 강민호. 스포츠동아DB
롯데 정훈은 2017시즌 3번타자와 5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경기가 있다. 정훈의 타격 스타일을 고려하면 비합리적 배치에 가깝다. 11일까지 정훈의 득점권타율은 0.000(16타석 9타수 무안타)이었다. 득점권에서 4볼넷 2희생타, 1희생플라이 기록에서 알 수 있듯 결정력보다 연결능력에서 정훈은 돋보이는 유형의 선수다. 즉 3번타자, 5번타자는 정훈에게 안 맞는 옷일 수 있다.

정훈의 주자 없을 때 타율은 0.429(21타수9안타)인데 주자가 있으면 0.059(17타수1안타)로 뚝 떨어진다. 정훈의 타격재능이 떨어진다기보다 상황에 맞는 팀 배팅에 최적화된 타자라고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 롯데 벤치가 이런 초보적 데이터도 몰라서 정훈을 타점을 위한 중심타선에 넣은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고육지책이다.

이대호 다음 타순을 맡아줄 타자가 잘 안 보이는 것이다. 이대호가 4번에서 3번으로 올라가며 최준석이 5번에서 4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그 다음 문제는 5번타자다. 강민호의 5번타자 타율(11일까지 0.282)은 시즌 타율(0.301)보다 떨어진다. 더 심각한 것은 5번타자를 맡았을 때의 타점생산이다. 44타석에서 3타점이 전부다. 타순이 타격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이견은 있겠지만, 어쨌든 현상은 5번에서 해결사 능력이 안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는 6번타자로 들어설 때 강민호는 타율 0.321 4홈런 12타점을 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7일 KIA전부터 이대호를 3번타자로 이동한 뒤, 4번 최준석~5번 강민호로 뒤를 받치고 있다. 대안부재의 현실을 일정부분 받아들이더라도 롯데는 37개의 병살타, 271잔루(이상 리그 1위)에서 드러나듯 비효율적 야구를 하고 있다. 이대호 효과가 극대화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롯데의 득점력 정체는 외국인타자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수비가 장점이라는 내야수 번즈를 선택한 순간, 타격은 요행이 되어버렸는데 결국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11일까지 롯데의 34경기에서 번즈의 주자 있을 시 타율은 0.175에 불과하다. 득점권에서는 0.135까지 떨어진다. 이러니 번즈에게 5번타자는 맡긴 적조차 없다. 필연적인 5번타자를 찾아내지 못하는 이상, 롯데의 활로는 좁은 문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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