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떠난 KLPGA, 누가 대권을 차지할 것인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3일 05시 45분


2017시즌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가 새로운 여왕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시즌 7승을 기록하며 1인자로 등극했던 박성현이 올해 미 LPGA 투어로 떠나면서 고진영과 장수연, 배선우, 김해림, 이승현, 김민선(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이 빈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2017시즌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가 새로운 여왕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시즌 7승을 기록하며 1인자로 등극했던 박성현이 올해 미 LPGA 투어로 떠나면서 고진영과 장수연, 배선우, 김해림, 이승현, 김민선(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이 빈 자리를 노리고 있다. 사진제공 | KLPGA
■ KLPGA 새 여왕후보 6명 미리보기

여왕 1순위 고진영, 비거리 5야드 아쉬워
장수연·배선우·김해림, 퍼트 향상이 관건
숨은 강자 이승현, 정교한 퍼트 능력 정평
폭발적 장타력의 김민선, 박성현과 닮은꼴

201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선 새로운 여왕의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다. 그러나 올해는 관심이 더 크다. 팬들은 해외로 떠난 김효주(22·롯데)와 전인지(23), 박성현(24)의 공백을 메울 슈퍼스타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의 활약과 기록으로 새 여왕 후보들을 만나봤다.

● 3박자 갖춘 고진영…5야드 더 멀리

지난 시즌 박성현에 이어 상금랭킹 2위로 마감한 고진영(22)은 2017년 KLPGA 새 여왕 후보 1순위로 평가받고 있다. 지금까지 보여준 활약 그리고 성장 속도에 비춰봤을 때 가능성이 가장 높다.

2014년 데뷔한 고진영은 매년 1승 이상씩을 기록하며 KLPGA 투어의 강자로 성장했다. 루키 시즌 넵스마스터피스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두면서 상금랭킹 8위로 마감했다. 2년 차 징크스도 벗어났다.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와 교촌허니헤이디스오픈,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3승을 수확했고, 상금랭킹 5위로 한 계단 성장했다. 3년 차에 접어든 고진영은 완숙미까지 더해지며 한층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KG이데일리레이디스오픈 우승으로 시즌 포문을 연 뒤, BMW레이디스챔피언십 그리고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1인자 박성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특히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은 KLPGA 대회 중 상금이 가장 크고,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이 열리는 블루헤런 골프장은 코스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곳이다. 큰 대회와 난도 높은 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은 한 번 더 주목할 만하다.

고른 기량도 새 여왕 후보로 손꼽히는 이유다. 고진영은 지난 시즌 평균타수 2위(70.41타), 평균 퍼트수 6위(29.87타), 그린적중률 7위(75.58%),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적중률 5위(80.67%)에 올랐다. 굳이 보완할 점을 찾으라면 드라이브샷 거리다. 지난 시즌 평균 246.51야드를 기록하면서 29위에 그쳤다. 드라이브샷의 거리가 멀리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폭발력에 있어서 부족함을 뜻한다. 초반부터 상대를 제압해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또한 KLPGA 투어가 열리는 대회의 코스는 점점 길어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가 250야드에 이르지 못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이번 겨울 거리를 5야드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면 더욱 무서운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 장수연·배선우·김해림에게 필요한 건?

장수연(23)과 배선우(23), 김해림(28)은 새롭게 떠오른 KLPGA의 강자들이다. 2015년까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3명은 지난 시즌 나란히 첫 우승과 함께 두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우승이라는 부담을 벗어냈고 다승까지 할 수 있다는 실력을 입증한 만큼 올 시즌 활약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장수연은 성실함이 무기다. 해마다 기량이 발전하며 어느새 1인자를 넘보는 위치에 와 있다. 기술적으로는 좋은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을 가졌다.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거리는 247.97 야드(21위), 페어웨이 적중률 77.52%(32위)를 보였다. 아이언샷도 고감도를 자랑한다. 그린적중률이 75.84%(5위)에 달한다. 티샷 거리를 조금만 더 끌어올린다면 더 막강한 화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아쉽게도 퍼트가 약점이다. 평균타수 71.24타로 전체 9위에 올라 있지만, 평균 퍼트수 부문에서는 30.69타로 49위에 머물러 있다. 골프에선 마무리가 중요하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 승기를 잡을 수 있는 한방이 필요하다. 퍼트는 승부를 확정지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장수연이 여왕이 되기 위해 반드시 보완해야 할 기술이다.

배선우는 자신감이 넘친다. 컴퓨터처럼 정확한 아이언샷도 장점이다. 2014시즌 그린적중률 1위(79.05%). 지난 시즌엔 9위(74.91%)로 약간 떨어졌지만, 여전히 투어에서 아이언을 가장 잘 치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배선우 역시 퍼트가 약점이다.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가 30.39타로 전체 28위에 그쳤다. 순도 높은 아이언샷이나 흔들림 없는 드라이브샷(페어웨이 적중률 8위)에 걸맞은 퍼트 능력을 키운다면 무서울 게 없는 강력한 폭발력을 뿜어낼 전망이다.

김해림은 땀으로 성장했다. 2007년 프로 데뷔 초창기만 해도 1부와 2부 투어를 오갈 정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13년부터 성장세가 뚜렷해졌다. 상금랭킹 26위를 차지하면서 처음으로 시드 걱정을 덜어냈다. 이후 2014년 15위, 2015년 9위, 그리고 지난해 6위에 오르며 바닥을 탄탄하게 다져왔다. 하지만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데뷔 10년 만에 우승을 일궈내며 마음의 짐을 덜어냈지만, 여왕이 되기 위해선 더 날카로운 드라이브샷과 퍼트를 장착해야 한다. 지난 시즌 평균타수 5위(71.10타)를 기록한 김해림은 그에 반해 드라이브샷 페어웨이 적중률 75위(74.49%), 평균 퍼트수는 29위(30.40타)에 그쳤다.

● 조용한 이승현, 화려한 김민선

2016시즌 상금랭킹 4위로 마감한 이승현은 차분하면서도 제 몫을 다하는 조용한 강자다. 경기 스타일도 화려함보다는 실속파에 가깝다. 드라이브샷 평균거리는 47위(243.81야드), 그린적중률 20위(72.85%)에 머물러 있지만, 퍼트에서 만큼은 단연 돋보인다. 라운드 당 평균 29.71 타로 전체 4위에 올라 있다. 이승현의 정교한 퍼트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2015년 4위(30.04타), 2014년 3위(29.77타), 2013년 1위(29.63타), 2012년 4위(29.91타), 2011 년 2위(30.19타), 2010년 4위(30.31타)로 정규투어 데뷔 이후 한번도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다. 그린 위에서 만큼은 최고다. 아쉬운 점은 너무 조용해서 필드를 장악하는 강인함이 떨어진다.

김민선은 외적인 면에서는 박성현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많은 버디를 사냥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거리 254.72야드로 2위, 버디성공률 20.99%로 역시 2위였다. 1위는 모두 박성현이었다. 그러나 화려함 뒤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숨어 있다. 정확성과 그린 위에서의 플레이다.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73.32% 로 93위, 평균 퍼트수는 30.65타로 45위에 그쳤다. 두 가지만 보완하면 장타를 더욱 막강한 무기로 만들 수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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