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국 “한국축구의 힘인 K리그를 많이 사랑해달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2월 7일 05시 45분


광주FC 정조국(왼쪽)이 6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2016동아스포츠대상’에서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뒤 연기자인 아내 김성은(오른쪽)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정조국뿐만 아니라 남자프로농구 시상자 문태종(오리온), 남자프로골프 수상자 최진호(현대제철)도 가족과 함께 시상식장을 찾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민성 기자 marinboy@donga.com
광주FC 정조국(왼쪽)이 6일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2016동아스포츠대상’에서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뒤 연기자인 아내 김성은(오른쪽)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정조국뿐만 아니라 남자프로농구 시상자 문태종(오리온), 남자프로골프 수상자 최진호(현대제철)도 가족과 함께 시상식장을 찾아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민성 기자 marinboy@donga.com
원 클럽맨 욕심보다 자랑스러운 아빠 위해 이적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20골…데뷔 최다골 기록
“부활의 비결? 그저 좀더 간절한 마음 있었을 뿐”

“경기장에 찾아와 많이 응원해주시면 우리 선수들도 더욱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동아스포츠대상’을 수상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광주FC의 베테랑 스트라이커 정조국(32) 의 소감이다. 6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열린 ‘CMS와 함께하는 2016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그는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159점)로 선정됐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동아스포츠대상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5대 프로스포츠 각 종목 선수들의 직접투표로 해당 종목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기에 의미가 더 깊다. 정조국은 지난해 수상자이자, 올해 차점자(85점)인 염기훈(33·수원삼성)을 넉넉하게 따돌리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프로축구는 ‘정조국의 해’라는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20골을 몰아쳤다. 2003년 안양LG(FC서울 전신)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가 K리그에서 20골을 뽑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골은 서울에서 활약하던 2010년의 13골이다. 시즌 최우수선수(MVP)도 정조국의 몫이었다. 대개 K리그 MVP는 그 해 우승팀에서 배출되지만, 올해는 큰 이견 없이 그에게 돌아갔다.

아쉬움도, 아픔도 극복했기에 훨씬 값진 결실이다. 2016 시즌을 앞두고 풍족한 환경의 서울을 떠나 어려운 살림살이의 시민구단 광주로 이적하자, 많은 이들이 “이제 정조국은 추억 속 이름일 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이 선택이 ‘신의 한수’였다. 본인으로선 어쩔 수 없으면서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지난해 불과 11경기에 출전해 1골·1도움에 그친 터였다.

광주FC 정조국.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광주FC 정조국.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확실한 골잡이만 있으면 광주는 클래식(1부리그) 잔류가 아니라 그 이상의 성과도 노릴 수 있다”며 공격수 확보에 열을 올렸던 광주 남기일(42) 감독의 선택이 정조국이었다. “네가 광주의 중심이 됐으면 한다. 함께 반전을 노려보자”는 남 감독의 말에 쉽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물론 이적을 결심한 계기는 이미 있었다. 아들 태하(7)가 무심코 던진 “아빠는 언제 뛰느냐”는 한마디였다. 오랜 시간 품어온 ‘K리그 원클럽 맨’을 향한 욕심보다는 ‘자랑스러운 아빠’, ‘자랑스러운 남편’이 먼저였다. 출전 기회가 늘자 자신감이 붙었다. 8월 말부터 한 달 넘게 쉬었지만, 꾸준한 골 퍼레이드 속에 목표로 삼은 ‘20골’은 물론 팀의 도약을 달성했다. 누구보다 당당한 가장이 됐음은 물론이다.

자신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는 동료, 선·후배들은 동아스포츠대상 투표가 시작되자 너나 할 것 없이 ‘부활한’ 정조국에게 표를 던졌다. 재도약을 다시 한 번 선언한 그는 이날 시상식 무대에서 ‘K리그 사랑’을 외쳤다. “한국축구의 힘인 K리그를 많이 사랑해달라”는 그의 말에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

정조국은 “특별한 부활의 비결은 없다. 그저 좀더 간절한 마음이 있었을 뿐이다. 달려야 할 가장 큰 원동력이 가족이었다. ‘이전에는 왜 더 잘하지 못했나’라는 반성도 해본다. 그러한 힘으로 버텨 이 자리에 섰다”며 뜻 깊었던 한 해를 되돌아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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