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트랙] 공한증 30여년…차범근 발끝에서 시작됐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1일 05시 45분


차범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차범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1978년 방콕AG 2차리그 결승골

통산 30차례 만나 17승12무1패로 압도적 우세다. 중국에 한국은 ‘공포’ 그 자체였다. ‘공한증’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절대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중국전은 때로 아쉬운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다.

● 차범근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한증’

한국과 중국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2차리그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을 앞두고 있던 차범근(사진)이 후반 2분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차범근의 처음이자 마지막 중국전이었고, 중국으로선 30년 이상 계속된 공한증의 시작이었다.

1983년 태국에서 열린 LA올림픽 아시아 예선. 한국은 김종건의 2골과 신예 스타 김종부의 쐐기골로 후반 초반까지 3-0으로 기분 좋게 앞서갔지만, 경험이 부족했던 수비진이 갑자기 흔들리며 3골을 내리 내주고 허망한 무승부에 그쳤다.

1989년 싱가포르에서 벌어진 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선 전성기를 구가하던 ‘삼손’ 김주성의 헤딩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과 중국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맞붙은 것은 이 때가 유일하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황선홍의 아픔과 ‘을용타’의 추억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앞두고 출정식을 겸해 잠실에서 펼쳐진 한·중 정기전.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전력의 50%”라고 평가받던 스트라이커 황선홍은 전반 14분 중국 문전으로 쇄도하다 상대 골키퍼와 충돌한 뒤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쓰러졌다. 아픈 무릎을 부여잡고 프랑스로 출국했지만, 황선홍은 끝내 프랑스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주역 중 한 명인 이을용은 이듬해 일본에서 열린 제1회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선수가 뒤에서 거칠게 밀치자 화가 나 뒤돌아서며 뒤통수를 후려쳤다. 요즘도 여전히 인터넷에서 ‘을용타’로 회자되는 장면이다.

충칭 동아시안컵 당시 한중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충칭 동아시안컵 당시 한중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역대 최고 명승부와 허망했던 첫 패

2008년 중국 충칭에서 벌어진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전반 43분 박주영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2분과 16분 연속골을 허용해 역전 당했다. 그러나 후반 30분 박주영이 환상적 프리킥으로 동점을 만들고, 추가시간에 곽태휘가 대포알 발리슛을 터뜨려 결국 3-2로 승리했다. 역대 최고 명승부로 기억된다.

한국이 중국에 첫 패를 당한 것은 2010년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에서였다. 남아공월드컵을 4개월여 앞둔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박지성, 박주영 등 유럽파를 제외한 채 국내파와 J리거 위주로 팀을 꾸렸고, 허망하게 0-3으로 완패했다. 당시 중국 사령탑이 이번에도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가오홍보 감독이다. 이후 한국은 2013년과 2015년 동아시안컵에서 중국을 만나 각각 0-0 무승부와 2-0 승리를 거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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