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수 사생활 존중” 韓 “단체생활 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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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원정지 ‘밤 생활’ 대처법

“남자들 대부분이 선호하는 여자는 친분이 없는 새로운 여자예요.”

방송인 신동엽 씨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긴 말이다. 출장지에서 야릇한 생각이 나는 것도 따로 통계가 필요 없을 만큼 확실한 ‘수컷의 본능’ 중 하나다. 여기에 혈기왕성한 젊음까지 더하면 ‘사고’는 한순간이다.

1년 중 절반을 출장지에서 보내야 하는 프로야구 팀들이 선수들의 ‘밤 생활’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돈을 노리고 접근해 오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메이저리그를 비롯한 미국 프로 스포츠에는 아예 이런 여성을 가리키는 ‘로드 비프(road beef)’라는 속어가 있을 정도다.

메이저리그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지만 선택은 철저하게 선수 개인에게 맡긴다. 방문경기를 떠날 때 단체 행동은 공항에서 출발해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만이다. 호텔에 도착하면 선수들은 각자 1인 1실로 방 배정을 받는다. 스타 선수들은 계약서에 따라 스위트룸을 쓰기도 한다. 방 배정이 끝나면 자유 시간이다.

뉴욕 메츠와 애리조나에서 프런트 직원으로 일했던 대니얼 김 KBSN 해설위원은 “커퓨 타임(curfew time·통행금지 시간) 같은 건 따로 없다. 모두 성인이고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이다. 미리 약속한 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기만 하면 전날 밤에는 몇 시에 들어와도 괜찮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단체 생활이 기본이다. 방 배정도 2인 1실이 기준이다. A구단 관계자는 “2인 1실을 배정하는 제일 큰 이유는 예산 절약 때문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라는 뜻도 들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베테랑 선수는 독실을 주기도 한다. 그건 그 선수는 사생활 관리가 된다고 구단에서 믿는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통금 시간도 따로 정해두고 있다. B구단 관계자는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몇 시까지 들어오라’고 못 박은 것은 없다. 대신 선수단에서 자체적으로 통금을 정해두고 있다”며 “경기가 아주 늦게 끝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오전 1시까지는 들어와야 한다. 통금 시간을 어기면 벌금을 매겨 이를 선수단 상조회비로 쓰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이런 제약이 있다고 모든 선수들이 얌전히 호텔 방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니다. 이 때문에 프런트 직원 한 명이 호텔 로비에서 새벽 내내 선수들 출입을 체크하는 촌극을 빚기도 한다. 이를 피해 창문을 통해 방에서 몰래 빠져나가려다 몸을 다친 선수도 여럿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야구 원정#메이저리그#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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