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씀이 준 삼성 독자생존 가속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5월 11일 05시 45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스포츠동아DB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스포츠동아DB
■ 제일기획 체제 속 변화는?

그룹지원 체감 큰 차이 없지만
선수들 “FA 대박은 어렵겠죠”


삼성라이온즈가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대주주와 운영주관기업이 이관된 후 첫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개막전 야구계에서는 프로축구 수원삼성 블루윙즈 등의 전례에 비춰 프로야구단 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개막 후 1개월이 지난 시점, 삼성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라이온즈는 2015년 68억원의 입장수입,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그룹 지원비가 포함된 광고 및 사업수입 482억원, 그리고 FA이적 보상비(배영수·권혁, 11월 결산법인으로 박석민은 2016년 반영)로 약 26억원을 올렸다. 총 매출 규모는 576억원이지만 영업 손실은 146억원에 이른다. 3년 연속 100억 원 이상 적자다. 그만큼 야구단의 지출은 KBO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라이온즈는 1993년부터 소유하고 있던 서울 서초동 삼성레포츠센터와 주차장 부지를 삼성생명에 총 662억원에 매각하며 장부상 순이익을 올렸고, 여유 자금도 확보했다.

삼성레포츠센터는 올해 문을 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건설에 앞서 야구단의 독자 생존 경영을 위해 확보한 자산이었다. 구단 매출에 대한 기여도 또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미 2013년 매각이 결정됐다. 구단의 핵심 자산까지 매각하며 자본을 확충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

아직 라이온즈는 블루윙즈가 겪었던 2011년 400억 원대 그룹지원금이 2014년 200억 원 대로 급락하는 체감은 겪지 않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은 예전과 같은 호텔을 쓰고 똑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지원 속에 캠프를 마쳤다. 연봉 규모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체감 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시각차가 존재한다. 한 선수는 “메리트라고 부르는 승리수당은 리그 전체가 없어졌다고 하지만 FA가 돼도 예전처럼 파격적인 계약은 힘들지 않겠냐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 점이 과거와 가장 다르다”고 말했다.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카도쿠라 켄 투수 코치와 계약하지 않은 점 등도 외부에서는 긴축의 흐름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공식적으로는 “최대주주가 제일기획으로 변경됐을 뿐 그룹의 지원 등 지금까지 운영과 달라지는 점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룹 최고 경영진은 공개적으로 스포츠단의 독자 생존 및 자립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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