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를 향해 뛴다!] 실시간 영상 분석으로 리우올림픽 메달 사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3월 17일 05시 45분


하키대표팀은 경기 중 영상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데이터 분석으로 톡톡히 효과를 본 대표적 사례다. 사진제공|한국스포츠개발원
하키대표팀은 경기 중 영상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데이터 분석으로 톡톡히 효과를 본 대표적 사례다. 사진제공|한국스포츠개발원
■ 21. 스포츠영상분석센터

영상자료 속 경기력 관련 요인 추출·분석
실시간 정보 제공…맞춤 전술 변화 유도
하키 이어 탁구도 분석 시스템 도입 성과


요즘 전 세계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천재기사 이세돌 9단의 대국에 대한 관심으로 몹시 뜨거웠다. 모든 언론과 바둑계는 이 대결을 인간과 인공지능의 빅매치, 세기의 대결로 표현하면서도 이 9단의 승리를 예상했었다. 바둑에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승률 99.8%의 알파고라 하더라도 이 9단을 이겨낼 수는 없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 9단이 연달아 3번의 패배를 당하면서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고, 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할 시기가 오는 것인가 우려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승패를 떠나 슈퍼컴퓨터 1202대를 동원해 최신 알고리즘 기술로 무장한 채 철저하게 계산하고 예측하는 알파고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었다. 이 9단은 연패의 와중에도 밤을 세워가며 알파고의 기보(이전 대국)를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단점을 찾아냈다.

스포츠 현장에서도 상대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은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국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빌리 빈 단장의 ‘머니볼 이론’은 선수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팀을 만든 사례인데, 이를 계기로 스포츠영상분석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필수적 요소가 됐다. 실제로 박종철(2015)의 연구에서 아마추어국가대표 지도자와 선수 중 87.8%가 영상·경기분석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조사됐으며, 야구를 비롯한 프로스포츠에선 보편화된 영상·경기분석을 올림픽을 준비하는 국가대표선수들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스포츠개발원(KISS)에 국가대표팀 현장밀착형 스포츠과학 지원을 위한 예산 15억원을 추가·편성했다. 그 중 세부 분야로 편성돼 있는 스포츠영상분석센터는 국가대표선수 출신 석·박사를 포함해 5명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운영되고 있으며, 영상을 기반으로 한 국가대표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단순히 영상을 촬영하고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상자료 속에서 경기력과 관련된 요인을 추출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목에 따라 어떤 데이터를 산출하고,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제공하느냐이기 때문에 한 경기에서 나오는 수만 개의 데이터를 모두 수집·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과정은 감독, 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데이터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 방법을 찾았을 때 가능한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편집·통계 등은 대부분 컴퓨터가 담당하지만, 인간의 움직임은 정형화시키기 어렵기에 특정상황에 대한 입력범위 설정과 결과에 대한 해석은 지도자와 전문가들의 몫이다.

여자하키대표팀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이후부터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스포츠영상분석센터와 경기 중 실시간 분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오고 있으며,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하키 경기 중 전자장비 등에 대한 규제가 없고, 모든 대회에서 분석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기 때문에 경기장 밖 또 다른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발맞춰 상위권 국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최신 파일 저장 및 공유 기술인 NAS(Network Attached Storage) 시스템을 구축해 경기 중 상대팀의 50야드-25야드-서클의 주요 진입경로와 패턴 등에 대한 정보와 페널티코너, 득·실점 상황 등 특정상황에 대한 영상자료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감독은 그때그때 전술에 변화를 주며 경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숙소에서 그날의 개인별 데이터와 영상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하키에 이어 탁구에서도 2016세계선수권대회에 실시간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득점 시 서브, 3구, 5구, 승부처에서의 결정구의 구질과 내용 등을 분석함으로써 남자대표팀이 단체전 3위를 차지하는 데 기여했다. 이제 리우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유도, 복싱 등 다양한 종목에서 영상분석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며,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스포츠과학과 현장이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연구원 박종철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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