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겨울올림픽 G-2년]올림픽 도시는 관광 천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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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겨울올림픽의 주 무대는 평창이다. 하지만 경기는 평창뿐만이 아니라 인근 강릉시와 정선군에서도 열린다. 이들 3개 시군은 이미 각종 겨울스포츠와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들이 가득해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여기에다 겨울올림픽을 위한 각종 경기 시설들이 추가로 들어서면서 이런 명성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겨울은 물론이고 사시사철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평창과 강릉, 정선은 평창 겨울 올림픽을 통해 세계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국제 관광명소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NYT “꼭 가봐야 할 세계의 명소” ▼
평창

평창의 대표 축제인 ‘효석 문화제’. 평창군 제공
평창의 대표 축제인 ‘효석 문화제’. 평창군 제공

“올림픽이 열리기 전에 평창에서 스키를 타볼 것”.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 시간) ‘2016년을 맞아 올해 꼭 가봐야 할 전 세계 52곳’을 선정하면서 강원 평창을 35번째로 소개했다.

겨울올림픽 개최지라는 이점이 작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평창은 이처럼 세계 유수의 언론이 선정할 만큼 빼어난 볼거리와 다양한 먹을거리, 그리고 축제가 풍성한 고장이다.

대표 여행지인 ‘백룡동굴’에서는 5억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고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지인 효석문화마을은 해마다 9월이면 소금을 뿌려놓은 듯한 메밀꽃이 지천으로 피어 마음을 정화(淨化)하게 해준다.

또 국립공원 오대산의 명품 걷기길인 선재길은 힐링(치유)에 제격이다. 월정사 일주문부터 상원사에 이르는 6.2km 구간의 이 길은 경사가 완만해 3시간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관령 양떼목장 △에코그린 캠퍼스 △대관령 하늘목장 등 대관령 구릉지대에 모여 있는 목장들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는 양들에게 먹이 주기, 트랙터 마차 타기 등 도심에서는 할 수 없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매년 9월 봉평면에서 열리는 ‘효석문화제’와 10월 개최되는 ‘HAPPY700 평창페스티벌’은 우리 전통시장의 멋과 맛, 그리고 새빨간 백일홍 꽃밭을 거닐며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게 만든다. 겨울이면 열리는 ‘평창 송어축제’와 ‘대관령 눈꽃축제’는 겨울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행사와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먹을거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쿡방’ 스타인 백종원의 입맛을 사로잡은 메밀을 이용한 배추전, 막국수, 전병 등은 맛뿐만 아니라 노화와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음식. 또 강원 명태산업 특구로 지정된 대관령에서 생산된 황태는 특유의 부드러움과 쫄깃함으로 많은 식객(食客)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 밖에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송어와 고랭지 절임배추 등도 전국적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심재국 평창군수는 “올림픽의 도시 평창이 ‘명품도시, 문화관광도시’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콘텐츠와 인프라 개발에 공을 들일 것”이라며 “평창 겨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국가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킬 기회다.

이를 위해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자연이 숨쉬는 관동팔경의 중심▼
강릉

‘모래시계’로 유명한 관광지인 강릉 정동진. 강릉시 제공
‘모래시계’로 유명한 관광지인 강릉 정동진. 강릉시 제공

‘관동팔경(關東八景)’의 중심지이자 문화와 예술, 전통이 살아 있는 유명 관광지가 즐비한 강릉은 영동지역 최대 도시이자 동해안을 대표하는 고장이다. 문화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이기 때문에 한번 이곳을 찾은 이들은 오랫동안 머물게 되고 또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새벽기차를 타고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정동진역’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조선시대 한양의 광화문으로부터 정동쪽에 위치한 바닷가여서 ‘정동진(正東津)’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드라마 ‘모래시계’의 무대가 돼 유명해졌다. 또 ‘오죽헌(烏竹軒)’은 세계 최초로 모자(母子)가 화폐로 등장한 신사임당(1504∼1551)과 율곡 이이 선생(1536∼1584)의 유적지이다. 집 주위에 까마귀처럼 검은 대나무가 많아 율곡의 이종사촌 권처균이 자신의 호를 오죽헌이라 지은 데서 비롯됐다.

왕산면 대기리의 노추산 계곡을 따라 들어가면 3000개의 돌탑이 장관을 이룬다. 바로 ‘노추산 모정탑’이다. 이 탑은 불의의 사고로 자식 2명을 잃은 차옥순 할머니가 꿈에서 산신령의 계시를 받고 쌓은 탑이다. 간절히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강릉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약 350km의 길. 경사가 심하지 않아 가족 단위로 걷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바우’는 바빌로니아 신화 속에 나오는 건강의 여신(Bau)과 강원도 사투리로 바위를 가르키는 말이다.

강릉의 대표 축제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이다. 예부터 영동지역 사람들은 대관령 고개에 국사서낭신이 삶을 관장하고 보호해준다고 믿었고 그 믿음이 신앙심으로 나온 게 강릉단오제다. 이와 함께 커피 열풍과 함께 시작된 ‘강릉커피축제’도 마니아들이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강릉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초당두부’와 ‘감자 옹심이’다. 초당두부는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움이 오래가 바다와 육지의 조화가 잘 이뤄지는 강릉의 대표 먹을거리다. 감자 전분과 감자 건더기를 적당히 섞어 만든 옹심이는 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사천의 갈골마을에서 찹쌀 바탕에 밥풀 튀김으로 옷을 입혀 만든 재래식 과자인 ‘사천과즐’도 빼놓을 수 없는 맛이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올 12월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리는 첫 테스트 이벤트에 맞춰 연말까지 모든 준비를 끝내고 손님을 맞이하겠다”라며 “강릉의 맛과 멋을 제대로 보여줘 지구촌에서 오는 손님들이 다시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돌아가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자연이 숨쉬는 관동팔경의 중심▼
정선
정선군 정선읍 병방치의 ‘스카이워크’. 정선군 제공
정선군 정선읍 병방치의 ‘스카이워크’. 정선군 제공

정선은 2013년 처음으로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맞이한 뒤 이후 3년 연속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정선 5일장과 레일바이크 강원랜드 스카이워크 집(zip)라인 같은 명소에다 삼탄아트마인, 삼시세끼 열풍, 정선아리랑열차 등 지속적인 관광 인프라 확충과 적극적인 홍보에 따른 국내외 인지도 상승 덕분으로 풀이된다.

정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정선아리랑’과 ‘정선 5일장’이다. 2012년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정선아리랑시장(5일장)’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옛 시골 장터의 모습을 간직하면서 맛과 멋, 흥이 살아 넘치는 곳이다. 이 때문에 1년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광객 수요에 맞춰 주말마다 열리는 5일장에서는 대표 특산물인 곤드레 나물을 비롯해 수수부꾸미, 메밀전병, 콧등치기 국수 등 다양한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다 애절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정선 아리랑극’과 ‘정선 아리랑 소리공연’은 정선의 정서를 고스란히 가슴속에 담을 수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운행을 시작한 ‘정선아리랑열차(A-트레인)’는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해 아우라지역에 정차한다. 중간 중간 서는 간이역에서는 옛 시골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으며, 아우라지역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토속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다. 이 밖에 절벽 끝 투명 강화유리를 통해 한반도 지형을 휘감아 도는 동강을 볼 수 있는 ‘한국의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와 바람을 가르며 떨어지는 익스트림 레포츠인 집라인, 운행 10년 만에 탑승객 300만 명을 넘어선 정선 레일바이크, 지난해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삼탄아트마인 등도 정선의 이름난 관광 인프라들이다.

축제 역시 풍성하다. △토속음식축제(4월) △곤드레 산나물 축제(5월) △아우라지 뗏목축제(7월) △함백산 야생화 축제(8월) △정선아리랑제, 민둥산 억새꽃 축제(10월) △고드름 축제(1월) 등도 사계절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전정환 정선군수는 “올림픽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우리가 갖고 있는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확신시키기 위해서는 강원도와 각 시군의 전통과 문화,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다양한 문화콘텐츠 확보가 필요하다”라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정선아리랑이 올림픽에서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선군은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넘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해 군정(郡政)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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