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구단’으로 거듭난 kt의 ‘응답하라 2016’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2월 1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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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유한준-이진영(오른쪽). 스포츠동아DB
KT 유한준-이진영(오른쪽). 스포츠동아DB
kt가 처음 출범했을 때, 야구계에서는 ‘공룡구단’이라는 수식어를 곧잘 썼다. 제9구단 NC와 달리 10구단 kt는 모기업의 규모가 컸기에 막대한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경계심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그러나 창단 첫해인 2015시즌 kt는 신통치 않은 전력으로 출발했다. 2014년 겨울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의 투자 규모도 기대를 밑돌았다. 박경수, 박기혁, 김사율 등을 영입했는데 상대적으로 고액 FA 선수들이 아니었다. 실제 kt는 5월까지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일관하다 KBO의 두통거리로 전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6월부터 조범현 감독이 전열을 재정비하며 창단팀 최다승 타이라는 유의미한 성적(52승1무91패)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kt는 소극적인 투자에 대해 “모기업이 구조조정을 했는데 선수 영입에 돈을 펑펑 쓰는 모습은 정도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제까지 이러지는 않을 것이다.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2015년 겨울 kt는 실제로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하며 공룡구단에 걸맞은 ‘선수 포식’을 하고 있다.

FA 시장에서 최다안타 1위(188안타)인 넥센 출신 FA 외야수 유한준(34)을 4년 총액 60억원에 영입했다. ‘kt에 외야수가 풍족하고, 유한준이 나이가 많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kt는 과감하게 대형투자를 감행했다. 자체 FA였던 김상현(35)도 3+1년 17억원에 잔류시켰다. 이밖에 2차 드래프트에서 LG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35)을 데려왔다. 이진영이 2016시즌 후 FA신분이 되지만 kt는 망설이지 않았다. 18일에는 SK 내야수 신현철까지 무상 트레이드 영입했다. kt는 “유한준과 신현철은 수원 유신고 출신인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형적인 타고투저 팀이었던 kt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3루수 앤디 마르테만 붙잡았고, 외국인투수를 3명 새로 뽑아 마운드를 재편했다. 미국 출신 트레비스 밴와트, 콜롬비아 출신 슈가 레이 마리몬, 베네수엘라 출신 요한 피노까지 다국적 마운드를 구성했다.

불미스런 일에 연루된 포수 장성우와 선발 전업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재활 중인 투수 장시환이 시즌 개막부터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 전력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인해전술’을 방불케 하는 선수 영입으로 선수층을 두껍게 갖췄다. kt 조 감독은 SK 감독 시절부터 두꺼운 선수층을 별 잡음 없이 활용하는 솜씨를 보여줬다. NC가 그랬듯 kt도 2년차부터는 포스트시즌을 노릴만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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