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대한민국 스포츠 긴급진단] 김정행 회장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 위해 체육행정 개선에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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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1월 8일 07시 00분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이 신년 기획으로 마련된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체육계의 여러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체육계 수장으로서 체육계 화합과 소통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대한체육회 김정행 회장이 신년 기획으로 마련된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체육계의 여러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체육계 수장으로서 체육계 화합과 소통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소치동계올림픽(2월)∼브라질월드컵(6∼7월)∼인천아시안게임(9∼10월) 등 스포츠 빅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된 2014년, 대한민국 스포츠는 또 한번 ‘감동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는 새해를 맞아 어수선한 체육계 현실을 진단하는 한편, 연이은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다시 ‘스포츠코리아’의 명성을 이을 수 있을지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첫 번째로 ‘2014년 대한민국 스포츠 긴급진단’은 ‘개혁앓이’ 중인 체육계 현실을 짚어보고 각종 국제대회 준비 상황을 돌아본다. 이어 세 차례에 걸쳐 스포츠리더에게 듣는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대한민국 스포츠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2. 체육계 수장에게 듣는다…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인터뷰

올해 스포츠 빅이벤트에 아낌없는 지원
규정 개정 취지는 체육단체 사유화 방지

훈련비 지원 축소는 일부 종목에만 국한
대표 선수·지도자 은퇴 후까지 걱정 없게


2014년, 체육계 수장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을까.

김정행(71) 대한체육회장은 1995년부터 대한유도회장을 6차례나 지내고 16년간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는 등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갖고 있다. ‘유도계의 대부’로 불렸던 그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대한체육회장에 오른 첫 주인공이다. 스포츠동아는 새해를 맞아 김 회장을 만나 체육계 여러 현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스포츠 대통령’으로서 그가 가진 비전에 대해 들었다.

-2014년은 스포츠 빅이벤트가 연이어 예정돼 있어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올해는 소치동계올림픽(2월)과 브라질월드컵(6∼7월), 인천아시안게임(9∼10월) 등이 연이어 개최되는 ‘스포츠의 해’라고 할 수 있다. 대한체육회는 전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인천아시안게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소치동계올림픽과 인천아시안게임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한국 선수단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이상을 따 종합 10위 이내의 성적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목별 맞춤형 지원, 국외 전지훈련 확대 등을 통해 대회 전 최대한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금메달 90개 이상을 따 종합 2위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다. 대한체육회는 올해 동계 7종목 225명과 하계 38종목 1271명, 총 45개 종목 1496명에 이르는 국가대표 강화훈련인원을 책정해 연간 210일 내외의 훈련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체육계 ‘개혁앓이’가 이슈가 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비정상적 관행의 정상화’라는 화두를 던지며 체육계의 개혁을 요구했다. 근본취지에는 동감하지만 방법론적 차이로 체육계 내 반발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경기단체나 체육인 중에는 시행 시기와 일부 규정이 현재 체육계의 여러 여건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어 중임제한 조항 소급적용에 대한 이견 등이 있다. 하지만 이번 규정 개정의 큰 취지는 장기재직에 따른 조직 사유화를 막아보자는 것이다. 정책 방향에 따라 각 단체를 설득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 단체가 새해 정기총회에서 정관 개정 계획을 갖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는 개정된 규정에 따라 체육단체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체육회 등에 정밀 감사를 실시했다. 아직 결과가 공식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운영이 부실했던 곳이 적지 않게 드러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월 26일부터 12월 20일까지,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3대 체육단체와 각 가맹경기단체, 시도지부 및 시도가맹경기단체까지 체육계 전반에 대한 감사가 열렸다. 실지감사는 500여개, 서면감사는 2000개가 넘는 단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감사를 통해 체육계가 더욱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는 잣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대한체육회는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앞으로 체육행정 개선 등에 더욱 신경을 쓸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발족한 공정체육센터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소기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경기력 측면에서 세계 10대 강국에 들 정도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승리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면서 체육인으로서 가치관과 윤리관이 희석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상은 심판 불공정, 스카우트 비리, 지도자 윤리의식 결여, 협회 파행 운영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공정체육센터를 설치한 것은 대한체육회가 체육계의 총 본산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체육환경을 조성하고 선도해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앞으로 체육계가 전반적으로 투명해지고 깨끗해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체육회 임원과 메달리스트, 학계 등을 총망라해 구성된 체육발전위원회도 체육계가 스스로 자성하고 주체적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태릉선수촌 지도자들이나 선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과거와 달리 지원이 줄었다는 불평이 있는 것 같다.

“국가대표선수에 대한 지원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다만, 2013년의 경우 정부의 세수 부족에 따른 국고절감 계획에 의해 몇몇 종목에 대한 훈련비가 당초 계획에 비해 일부 지원되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부문도 정부와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예산절감액을 당초 5억원에서 3억7900만원으로 최소화했다. 새해에는 2분기부터 국가대표 지도자에 대한 지도자 수당을 직장이 없는 코치의 경우 월 43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인상해 지급할 예정이다. 엘리트 스포츠를 통한 국위 선양이 최대 과제인 만큼, 대한체육회는 앞으로도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이 마음 편히 훈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아울러 국가대표 선수들의 은퇴 후 일자리 확보 등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다.”

-정부는 재정이 취약한 지방자치단체나 협회의 무분별한 국제대회 유치를 제한하겠다는 입장이다. 타당한 말이지만, 반대로 스포츠외교력이 위축될 수도 있는데.

“국제대회는 유치할 수 있으면 해야 한다. 돈 문제가 걸려있다면, 내가 뭐라고 할 수 없지만, 재정이 허락하는 한 할 수 있다면 하는 게 좋다. 획일적 규제보다 스포츠외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회는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스포츠외교력은 그 자체가 힘이고 돈이다.”

-3월이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대한체육회 수장으로서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대한체육회는 대한민국 아마추어 스포츠를 이끌어가는 총괄단체다. 가맹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 국가대표 선수와 지도자, 체육인 등과 함께 유기적으로 화합하고 소통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 스포츠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향상시키고, 국가대표 선수의 훈련 여건 개선, 비인기 종목의 활성화 등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을 해 나갈 것이다. 올해는 특히 연이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앞두고 동계 종목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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