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고려에 입각해 자자체가 무리하게 건립한 건축물은 혈세를 잡아먹는 흉측한 괴물이 되기 쉽다. 이용자의 입장 또는 수요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창원시가 밀어붙이고 있는 진해 새 야구장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공산이 농후하다. NC 이상구 부사장은 “두산, LG, 넥센이 돔구장인 고척동 야구장에 왜 가지 않으려고 하겠나. 교통이 좋지 않고, 외곽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갑갑해했다.
구 진해의 인구는 약 18만명이다. 90만명의 구 창원·마산 지역 팬들이 찾지 않으면 프로야구는 결코 흥행에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진해 육군대학 부지 일대는 고척동돔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교통이 불편하다. 복수의 창원 시민들은 “획기적인 교통 개선이 없는 한, 진해 야구장은 주중 평균 관중 2000명도 힘들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군항제가 열리는 4월에는 교통이 거의 마비될 정도라, 프로야구 관중 유입은 더더욱 어렵다.
진해 새 야구장이 경기당 평균 2000명의 관중을 동원한다고 가정했을 때, NC는 25년간 수백억 원의 구장관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창원시는 NC와의 지원협약에 따라 새 야구장이 완공되면 25년간 운영권을 맡긴다. NC는 구장에서 발생하는 수입도 갖지만, 관리비용도 떠안아야 한다. 가장 최근에 지어진 문학구장(2만7600석)의 경우, 매년 약 30억원의 관리·보수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2012시즌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입장수입을 올린 두산(111억 2158만원)의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9571명이었다. 따라서 NC가 진해로 입주한 뒤 평균 관중이 2000명 선일 경우 1년 입장수입은 고작해야 11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새 야구장은 사실상 2016년 완공마저 어려운 상태다. 결국 NC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낸 100억원의 예치금도 돌려받지 못한 채 연간 수십억원의 관리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보수비용은 완공 이후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NC는 설사 진해로 가더라도 25년간 수백억원을 팬들이 외면하는 구장에 쏟아 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