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제1 해결과제는 축구계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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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29일 07시 00분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28일 신임 축구협회장에서 당선된 후 향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 행정, 제도 개혁 등 산적한 축구계 난제들을 정 회장이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28일 신임 축구협회장에서 당선된 후 향한 표정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교, 행정, 제도 개혁 등 산적한 축구계 난제들을 정 회장이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새 축구협회장에 정몽규회장 당선…결선 투표서 허승표후보 제쳐

정몽규시대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1. 국제 외교력 강화와 협회 전문인력 육성을
2. 대의원 몸값이 금값? 선거 제도 개혁 시급
3. 투명행정과 대기업 경영 노하우 보여줘야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됐다. 정 회장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정기 대의원총회 회장 선거에서 2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대의원 24명 중 15표를 얻어 9표에 그친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을 제쳤다. 정 회장은 2016년까지 4년간 협회를 이끌게 됐다. 회장 당선의 기쁨은 ‘어제 내린 눈’이다. 축구계 새 수장으로 등극한 정 회장은 권한 못지않게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

○축구계 통합

당면과제는 축구계 통합이다. 이번 선거가 사상 첫 4파전에 결선까지 갔듯 최근 축구계는 갈가리 찢어졌다. 갈라진 축구인 마음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의 잔여연봉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통합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협회는 조 전 감독을 작년 말 경질한 뒤 당연히 지급해야 할 잔여연봉을 주지 않고 있다. 조 감독이 경질 뒤 현집행부를 정면으로 비판해 괘씸죄에 걸렸다는 것이 중론이다. 정 회장은 선거운동 당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에서 “이런 문제가 법적으로 번진 게 안타깝다. 사전에 서로 소통했으면 충분히 해결됐을 일이다”고 말했다. 정회장이 의지만 갖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는 문제다.

외교력 강화·투명 행정…“정몽규,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외교력 강화

많은 축구 관계자들은 국제 외교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만큼 현재 한국축구 외교력은 낙제점이라는 방증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나 국제축구연맹(FIFA)에 집행위원 한 명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 회장이 직접 한국축구의 얼굴이 돼 국제기구에 진출해야 한다. 협회 내에 전문 외교 인력을 키우는 일도 시급하다. 외교인력 육성과 지원은 꾸준한 투자와 노력이 담보돼야 한다. 현재 협회에는 FIFA 마스터과정(석사)을 이수한 직원이 3명 있는데, 직원을 대상으로 자체 선발해 보낸 인원은 1명뿐이다. 그것도 첫 회 시작과 동시에 종말을 고했다. 일회성에 그칠 게 아니라 지속성이 필요하다.

○선거제도 개혁

현 선거제도에서 회장 후보들은 24명 대의원의 표심만 잡으면 된다. 다수 축구인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구조다. 혼탁선거가 판을 치고 “선거 때만 되면 대의원 몸값이 금값이다”는 씁쓸한 말이 나돈다. 사실 선거를 치르는 입장이라 정 회장은 대의원 제도 개혁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이제는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대의원 숫자만 늘릴 게 아니라 지방시도협회장을 비롯해 프로구단 대표, 아마추어구단 대표, 초중고대 지도자, 미디어, 학자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해야 한다.

○투명 행정

불투명한 행정은 전임 조중연 집행부의 가장 큰 과오다. 조 회장은 독선적인 일 처리로 많은 축구 관계자와 협회 직원의 공분을 샀다. 비리 직원에게 위로금을 주고 퇴사시킨 일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정 회장은 오랜 기간 대기업을 운영해 왔다. 그 경영 노하우를 협회에 접목시키고 뿌리내리게 할 필요가 있다.

○A매치와 K리그의 상생

한국축구의 근간인 K리그가 위기다. K리그는 프로야구 등에 밀려 중계조차 잘 되지 않는다. 지금까지 A대표팀 위주로만 운영돼 온 협회의 책임도 크다. 정 회장은 프로연맹 총재로 2년 동안 있었기에 이러한 애로점을 피부로 느꼈다. 정 회장은 A매치와 K리그를 연결지어 중계권을 계약하는 방법 등을 모색 중이다.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정 회장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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