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판에 육성바람…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12월 8일 07시 00분


신생구단 NC부터 삼성·SK도 육성 체제
“선수부족에 몸값은 거품…키우는게 정답”


프로야구에 ‘육성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신생구단 창단과 맞물려 각 구단은 선수 부족을 호소한다. 그렇다고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하기에는 너무 많은 돈이 든다. 각 구단은 “몸값에 거품이 많이 끼어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외국인선수 영입에도 비용지출이 만만치 않다. 첫해 연봉 상한선이 30만달러로 책정돼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된지 오래다. 한국 시장을 ‘봉’으로 여기는 에이전트들이 협상력을 발휘하면서 연봉이 200만달러 가까이 치솟는 경우도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구단들은 육성 시스템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신생팀뿐 아니라, 한국시리즈 우승·준우승팀도 마찬가지다.

NC는 2일 박종훈 전 LG 감독을 육성이사로 선임해 발표했다. 메이저리그의 팜 디렉터처럼 선수 스카우트 및 육성을 전담하는 보직이다. 이에 앞서 11월, 삼성은 조범현 전 KIA 감독을 포수 인스트럭터로 초빙했다. 박경완(SK), 진갑용(삼성)을 키워낸 조 인스트럭터는 마무리캠프에서 젊은 포수들을 지도했다. SK 역시 올 하반기 동안 육성 프로젝트를 연구했다. 신영철 사장과 민경삼 단장 등 SK 수뇌부는 11월 팀의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에서 이만수 감독과 육성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때 한국프로야구에선 제왕적인 감독이 1·2군을 포함한 선수단 전체를 관장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성적을 낸 구단도 있었다. 그러나 1인 체제는 ‘포스트 제왕’ 시대에 적응력이 떨어진다. 구단들에게는 ‘육성 시스템의 구축’이 시대정신이 됐다. 이를 위해선 확장된 프런트의 영역에 대한 현장의 이해가 필수적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 역시 취임일성으로 “팜 시스템에서 2군 쪽은 구단에서 운영하는 게 맞다. 2군은 2∼3년 만에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팜 시스템에는 팀의 매뉴얼이 있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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