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터진 강등탈출 전쟁…뻥 뚫린 그들만의 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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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5일 07시 00분


스플릿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2012시즌 K리그가 막을 내렸다. 중상위 팀들이 그룹A에 남기 위해 혈투를 벌였고, 후반기엔 치열한 
우승, 강등 경쟁이 펼쳐지는 등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순위경쟁에서 소외된 일부 팀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사진은 구름관중이 운집한 수원-서울 경기. 스포츠동아DB
스플릿시스템이 처음 도입된 2012시즌 K리그가 막을 내렸다. 중상위 팀들이 그룹A에 남기 위해 혈투를 벌였고, 후반기엔 치열한 우승, 강등 경쟁이 펼쳐지는 등 전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순위경쟁에서 소외된 일부 팀들이 그들만의 리그를 벌이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사진은 구름관중이 운집한 수원-서울 경기. 스포츠동아DB
K리그 스플릿시스템의 명암

전반기 그룹A·후반기 1부 ‘잔류열전’
우승경쟁 더불어 순위싸움 재미 배가


우승·잔류 경쟁 배제 팀들 경기 썰렁
상무, 자동 강등 반발 후반기 보이콧


2012년 K리그가 마무리됐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승강제를 앞두고 올 시즌 K리그에 스플릿시스템이 처음 도입됐다. 16개 구단이 두 라운드씩 팀당 30경기를 치러 이 순위를 바탕으로 그룹A(1∼8위)와 그룹B(9∼16위)로 갈라졌다. 9월부터 각 그룹별로 8팀씩 또 한 번 두 라운드를 돌았다. 팀 당 44경기씩 소화하는 강행군이었다. FC서울이 그룹A 1위를 차지해 우승을 했고, 그룹B에서는 자동 강등된 상주상무를 제외하고 광주FC가 최하위를 기록해 2부 리그로 내려갔다. 스플릿시스템의 명과 암을 짚어 본다.

○긴장감과 흥미유발

스플릿시스템에 대한 대다수 전문가와 팬들의 반응은 일단 좋다. K리그는 그 동안 강등팀이 없었기 때문에 우승권에 들지 못한 중하위권 팀들이 별 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달랐다. 일단, 올 여름 1차로 그룹A 잔류를 위한 뜨거운 순위경쟁이 펼쳐졌다. 8월26일 전반기 마지막 게임이 하이라이트였다. 단 하나 뿐인 8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인천, 대구, 경남, 성남 등 무려 4팀이 마지막까지 다퉜다. 결국 경남이 극적으로 8위 티켓을 따냈다. 이전까지 무명에 가깝던 경남 최현연은 최종전에서 그룹A 잔류를 확정하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후반기에는 그룹A에서 서울, 전북, 수원, 울산, 포항 등 이른바 빅5 팀들이 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고 혈전을 벌였다. 예상보다 빨리 우승과 챔스리그 출전팀이 결정됐지만 이후에는 강등 다툼이 관심을 끌었다. 특히 감독, 선수, 언론, 팬 모두 이전까지 한 번도 강등 경험을 하지 못했기에 더 흥미로웠다. 강등 위기에 처한 사령탑이나 선수들은 속이 타 들어갈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보는 이들은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K리그는 스플릿 시작 과정에서 상주상무가 자동 강등에 크게 반발해 후반기 보이콧을 선언해 한때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상주 이재철 단장이 강등의 부당함을 설명하는 모습. 스포츠동아DB
K리그는 스플릿 시작 과정에서 상주상무가 자동 강등에 크게 반발해 후반기 보이콧을 선언해 한때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상주 이재철 단장이 강등의 부당함을 설명하는 모습. 스포츠동아DB


○그들만의 리그 해결은

스플릿시스템의 그림자도 분명 있었다.

우승 경쟁에도 가세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강등권까지 떨어지지는 않은 팀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그룹A 하위권이었던 부산과 제주, 경남 그리고 그룹B의 상위권이었던 인천과 제주, 대구, 성남 등이었다. 이들은 특별한 동기부여를 찾지 못한 채 그들만의 리그를 펼쳐야 했다. 내년에도 분명 비슷한 일이 반복될 수 있다. 각 팀들은 어떻게 하면 관중을 더 끌어 모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올 시즌 인천이 좋은 예다. 인천은 후반기 연일 무패 행진으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인천이 그룹A에 들었으면 훨씬 재미있을 것이라는 호평을 들었다.

또 K리그는 스플릿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상주상무가 자동 강등에 크게 반발해 후반기 보이콧을 선언했다. K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상주상무는 한때 아마추어 전환까지 고려하는 강수를 거둬들이고 내년 2부 리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상주상무와 경찰청은 법인화를 완료하고 선수와 프로계약 문제를 매듭짓는 등 AFC가 요구하는 라이센싱 기준을 갖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상무와 경찰청이 떳떳하게 프로팀의 일원으로 1부 리그 승격을 노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전망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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