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반격, 벨로드롬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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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7시 00분


‘충청권 부활을 이끄는 세 주역들.’ 14일 열린 대상경륜 특선급 결승에서 ‘경륜황제’ 이명헌을 제치고 우승한 김현경(왼쪽)을 비롯해 김원정(가운데), 전영규 선수 등이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충청권 강세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충청권 부활을 이끄는 세 주역들.’ 14일 열린 대상경륜 특선급 결승에서 ‘경륜황제’ 이명헌을 제치고 우승한 김현경(왼쪽)을 비롯해 김원정(가운데), 전영규 선수 등이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충청권 강세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유성’ 김현경,황제 이명현 잡고 특선 우승
‘세종’ 이동근·‘충남개인’ 김일규 우수 1· 3위
선수층·조직력 탄탄…“충청권 연대 주목”


경륜팬에게 짜릿한 흥분을 주는 상황 중 하나는 예상 못했던 이변이 경주에서 벌어질 때다. 특히 우승이 당연시되던 막강한 실력자가 뜻밖의 복병에게 덜미가 잡히면 더욱 신선한 충격을 준다.

요즘 경륜장에서는 충청권 선수들이 여러 경주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새로운 이변의 주역이 되고 있다.

14일 열렸던 경륜개장 18주년 기념 대상경륜 특선급 결승이 대표적인 경우. 자타공인 유력한 1위 후보였던 ‘경륜황제’ 이명현이 김현경(11기)에게 추입을 허용하며 우승을 놓쳤다. 이변의 주역, 김현경이 바로 충청권 ‘유성’팀 소속이다. 3위 역시 같은 충청권 ‘유성’팀인 김원정(16기)이 차지했다.

또한 같은 날 열린 우수급 결승 역시 충청권 ‘세종’팀 소속인 이동근(13기)이 우승하고, ‘충남 개인’인 김일규(12기)가 3위를 차지했다. 비록 입상권에는 들지 못했지만 선발급 결승에도 ‘세종’팀 조영근, ‘대전’팀 서인원, ‘유성’팀 황종대 등 3명의 충청권 선수들이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7일 열린 창원 특선급 결승에서도 ‘유성’팀 홍석한이 우승했고, ‘동대전’팀의 이기호가 3위에 올랐다.

○두터운 선수층·단단한 조직력 이변 배경

대상경륜 김현경의 우승은 6월30일 준그랑프리 경주급인 네티즌선정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에서 우승한 ‘미원’팀 전영규(17기)의 우승 이후 오랜만에 충청권을 찾아온 승전보다.

최근 몇 년간 충청권은 수도권과 호남, 영남권에 비해 경주에서 두드러진 결과를 내지 못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충청권을 대표했던 경륜 스타인 홍석한의 뒤를 이을 스타를 발굴하지 못한 것이 큰 원인이었다.

2011년부터 실시한 슈퍼특선반은 선수별 연대가 중요한데, 충청권에서는 슈퍼특선반에 김현경이 유일했다. 결국 홀로 분전하던 김현경은 한때 일반특선반으로 강등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2년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김현경이 슈퍼특선 재진입에 성공했고, 함께 슈퍼특선반에 진입한 김원정, 특선급의 전영규와 함께 단단한 연대를 이루었다.

한때 부진했던 충청권의 부활이유로는 두터운 선수층과 탄탄한 조직력을 꼽을 수 있다. 충청권은 대전, 유성, 동대전, 세종팀과 배후 지역인 미원·음성팀, 충남 개인훈련 선수 등 현재 87명이 나서고 있다. 이는 하반기 실전을 뛰고 있는 전체 580명 중 15%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김현경이 속한 유성팀은 23명이나 된다.

경륜전문지 경륜위너스의 박정우 예상부장은 “최근 연대 편성이 많아지는 추세에서 충청권의 단합은 새로운 관심사이다”며 “팬들은 이 점을 참고해 충청권 선수가 강축인 경주는 연대를 확인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충청권의 부활로 인해 앞으로 두 달 남은 그랑프리(12월23일)의 향방은 이제 결과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안개 속의 레이스’가 되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트위터 @kobau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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