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제주는 지금 ‘축구의 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4월 12일 07시 00분


개막전 이후 매경기 관중 늘어
울산전 시즌최다 7천여명 관람


제주 유나이티드 축구에 봄이 왔다.

제주-울산 현대의 K리그 경기가 열린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7086명이 입장했다. 올 시즌 홈 최다 관중이다.

7만 명도 아닌 7000명 가지고 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3월4일 인천과 홈 개막전(6202명), 3월24일 수원전(6419명)에서 보듯 꾸준하게 관중이 늘고 있다. 제주가 준우승 돌풍을 일으켰던 2010년 정규리그 평균관중(5046명)보다 많고, 작년(4609명)에 비해 30% 이상 상승했다.

현장에서 직접 느껴보니 분위기는 더 뜨거웠다. 제주 경기는 늘 썰렁하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제주 선수들 플레이 하나 하나에 관중석이 물결쳤다. 공격 기회 때는 환호가, 찬스를 놓치면 탄식이 일제히 흘러 나왔다. 제주 박경훈 감독도 “예전에는 연습경기를 한다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관중이 없었는데 지금은 정말 엄청나다. 선수들이나 저나 승리를 통해 보답해야겠다고 늘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단의 노력도 노력이지만 일단 경기가 재밌으니 관중들이 들어온다. 이날도 두 팀이 득점 없이 비겼지만 경기 내용은 화끈했다.

제주는 호화 스쿼드가 포진한 울산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고 간결한 패스 플레이와 빠른 역습으로 시선을 끌었다. 호벨치와 서동현, 산토스, 자일 등 공격수들이 1∼2차례 골 찬스를 못 살린 게 못내 아쉬웠다. 울산도 최근 강행군으로 체력 저하가 심할 거란 예상을 뒤엎고 강한 압박과 역습으로 철퇴 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비록 골은 못 봤지만 6000원(일반석 성인 기준)이 아깝지 않았을 것 같다.

서귀포|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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