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레알 KGC, 레알 신한과 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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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7시 00분


KBL의 KGB인삼공사와 WKBL의 신한은행은 비록 방식은 다르지만 올 시즌 리빌딩에 성공한 팀으로 꼽힌다. 인삼공사 오세근(왼쪽)과 신한은행 김단비(오른쪽)이 그 대표주자다. 스포츠동아DB
KBL의 KGB인삼공사와 WKBL의 신한은행은 비록 방식은 다르지만 올 시즌 리빌딩에 성공한 팀으로 꼽힌다. 인삼공사 오세근(왼쪽)과 신한은행 김단비(오른쪽)이 그 대표주자다. 스포츠동아DB

패기의 KGC, 호화멤버로 리그 2위 우뚝
WKBL 신한은행 우려딛고 독주체제 굳건
젊은선수 중용…과감한 리빌딩 성공사례

올 시즌 남자프로농구의 최고 히트 상품은 KGC인삼공사다. 오세근, 김태술, 양희종, 이정현, 박찬희, 김성철, 김일두 등 호화멤버들은 젊음과 패기를 무기로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여자프로농구에선 신한은행의 강세가 뚜렷하다. 정선민(KB국민은행)의 이적과 전주원(신한은행 코치)의 은퇴에도 불구하고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선두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양 팀은 ‘리빌딩’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지만 그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 KGC, 2년을 버릴 각오로 덤비다

2008∼2009시즌을 7위로 마친 KGC는 대대적 체질개선작업에 착수한다. 당시 사무국장이던 김호겸 인삼공사 홍보2부장은 “찔끔찔끔 변화를 줘서는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2년을 버린다면 향후 10년을 바라볼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 신호탄은 트레이드였다. 2008∼2009시즌 MVP 주희정을 SK로 보낸 KGC는 김태술을 받았다. 이후 양희종, 김일두 등과 함께 김태술도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했다. 주전선수들이 대거 빠지자 성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2009∼2010시즌에는 8위, 2010∼2011시즌에는 9위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아무리 리빌딩 과정이라지만 하루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감독으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KGC의 리빌딩은 경영진의 재가까지 받은 계획이었다. ‘2년을 버릴 각오’로 덤벼들었기 때문에 위기 속에서도 이상범 감독에 대한 신임은 이어졌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박찬희와 이정현은 컨디션 여부에 관계없이 되도록이면 풀타임을 뛰게 했다. 올 시즌을 대비해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고 했다. 결국 2011∼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오세근이라는 대어를 낚는 ‘천운’까지 더해지며 선수 구성이 완성됐다. 병역의무를 마친 선수들이 돌아오자 이 감독은 마침내 자신의 능력을 발휘했다.
● 신한은행, 챔피언 자리를 지키며 한 걸음씩

신한은행은 2007겨울리그부터 5년 연속 통합챔피언에 올랐다. 막강한 전력이었지만 임달식 감독은 이미 2∼3년 전부터 리빌딩을 준비했다. 10년 넘게 한국농구를 이끈 전주원-정선민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2∼3쿼터에는 노장들의 체력도 아낄 겸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줬다. 3쿼터까지 엇비슷한 경기를 펼치면 ‘전-정 콤비’가 4쿼터에서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카드였다.

임 감독은 “김단비, 이연화, 김연주 등의 출전시간을 매년 서서히 늘려갔다. 농구는 아무리 훈련을 많이 해도 실전을 뛰지 않으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 뛰어난 선배들과 함께 플레이하며 선수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했다. 결국 신한은행은 ‘여자프로농구의 아이콘’ 김단비(21)와 같은 샛별을 탄생시켰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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