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어시스트]김승현과 오리온스의 마지막 기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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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전 본 코너의 제목은 ‘손 내미는 오리온스-맞잡는 김승현’이었다. 연봉 계약을 둘러싸고 첨예한 갈등을 일으킨 오리온스와 김승현이 시즌 개막에 앞서 상생의 길을 찾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아직 악수는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양측이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고 있어 조만간 임의탈퇴 신분인 김승현이 복귀할 것 같다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그동안 바라던 화해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다 반전이 이뤄진 데는 서로 처지가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1년 넘게 임금을 받지 못한 김승현은 살던 집이 경매 처분 위기를 맞을 정도로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스의 시즌 초 성적은 최하위로 처졌다. 둘 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 보인다.

김승현은 미지급 연봉과 이자를 합쳐 14억 원에 가까운 거금 포기를 조건으로 트레이드해 달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오리온스 심용섭 사장은 15일 “양측 변호사가 합의문 초안 작성에 90% 가까이 접근했다.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심 사장은 “김승현에게 5억9100만 원까지 연봉을 줄 수 있는데도 그는 2억5000만 원에 계약해 달라는 의견을 전해왔다. 다른 팀과 사전 접촉이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 1년 정도 우리 팀에서 뛰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트레이드 수용과 김승현 복귀가 가시화되면서 벌써부터 ‘어느 팀으로 갈 것 같다’ ‘우리 팀에 왔으면 좋겠다’ ‘어느 팀의 주선으로 메디컬 체크를 받았다’ 등 루머가 쏟아지고 있다. 섣부른 예단은 사태를 더 꼬이게 할 수도 있다.

김승현의 가세는 순위 경쟁이 치열한 시즌 판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진흙탕 싸움으로 프로농구 이미지를 실추시킨 이들에 대한 어떤 액션도 없이 무조건 복귀를 받아들이는 듯한 한국농구연맹(KBL)의 허술한 규정도 짚어볼 대목이다.

김승현 사태는 코트 안팎에서 많은 실망을 남겼다. 깊어진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팬들이 떠나기 전에 제대로 손을 잡아야 할 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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