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비룡’ 만나면 꼬리 내린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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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7시 00분


삼성은 지난해 아픔을 털어내겠다는 각오지만, SK는 2년 연속 우승컵을 거머쥐겠다는 패기로 가득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삼성과 SK가 또 한번 패권을 놓고 다툼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 모습. 삼성 타자 박진만(오른쪽)은 올해 SK 유니폼을 입고 삼성 사냥에 나선다. 스포츠동아DB
삼성은 지난해 아픔을 털어내겠다는 각오지만, SK는 2년 연속 우승컵을 거머쥐겠다는 패기로 가득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삼성과 SK가 또 한번 패권을 놓고 다툼을 벌인다. 사진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 모습. 삼성 타자 박진만(오른쪽)은 올해 SK 유니폼을 입고 삼성 사냥에 나선다. 스포츠동아DB
■ 삼성 vs SK 포스트시즌 대결 역사

2003년 준PO PS 첫 삼중살 수모 등 2전패
작년 KS때도 4전패…선동열감독 결국 퇴진


2011년 한국시리즈는 전통의 명가 삼성과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진출기록을 달성한 신흥강호 SK의 승부다. 최고의 팀이 정상에서 만났지만 그동안 포스트시즌 맞대결은 생각보다 단출하다. 항구도시 인천과 내륙도시 대구가 가을야구에서 만난 것은 2003년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단 2차례뿐이었다.

삼성의 포스트시즌 역사는 영광과 오욕이 교차했다. 프로야구 역사상 한국시리즈 최다 우승팀은 전신 해태를 포함한 KIA다. 총 10회 우승. 당연히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 진출 기록도 KIA가 갖고 있을 듯하다. 그러나 그 주인공은 지난해까지 총 28회의 한국시리즈 중 12번 나간 삼성이다.

삼성은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또 한번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그 기록을 13으로 늘렸다. 총 29회의 한국시리즈 중 13차례,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 성공 비율은 약 45%에 달하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1982년 총 24명의 선수로 창단한 삼성은 이선희, 권영호, 이만수, 배대웅, 서정환, 천보성 등 유명선수들이 즐비한 스타군단이었다. 그러나 원년 한국시리즈에서 OB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삼성은 포스트시즌 단골 멤버였지만 2002년까지 20년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질긴 악연의 시작이었다.

2001년 김응룡 감독을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삼성은 2002년 첫 우승을 달성한다. 그리고 2003년 이승엽-마해영-양준혁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타선으로 2회 연속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이승엽의 아시아단일시즌 홈런 기록(56개) 도전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며 상대적으로 팀 분위기가 흐트러졌다. 3위를 기록한 삼성은 4위 SK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렀다.

당시 SK 사령탑은 바로 전해까지 삼성 배터리 코치를 맡았던 조범현 감독으로 삼성은 데이터 야구를 내세운 조 감독 벽에 막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삼성이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이승엽의 홈런을 보기 위해 만원관중이 가득했던 대구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단 3735명의 관중이 찾는 등 관중석부터 이미 맥이 빠져있었다.

조 감독의 SK는 포스트시즌 첫 삼중살을 당하는 등 스스로 무너지는 삼성의 허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2연승, KIA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현대와 한국시리즈까지 내달렸다.

두 번째 만남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이뤄졌다. 삼성은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명승부 끝에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흐트러진 투수로테이션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4연패로 무릎을 꿇었다. SK는 2009년 KIA에 뺐긴 우승컵을 되찾았고 삼성의 일방적인 패배는 계약기간이 4년 남아있던 선동열 감독 교체라는 후폭풍을 낳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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