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에이스 류현진(24·사진)이 결국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이번에는 복귀에 대한 기약이 없다. 한화는 비로 취소된 3일 대전 롯데전에 앞서 류현진의 1군 등록을 말소했다. 전날 경기 도중 왼쪽 등 견갑골 통증을 다시 호소했기 때문이다. 1군과 동행하지 않고 대전 재활군에서 회복에 전념한다. 사실상 한 달 넘게 계속된 통증. 류현진의 부상이 가볍지 않다는 증거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2일 3-3으로 맞선 대전 롯데전 7회초 2사 1·2루에서 류현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금요일로 내정됐던 선발 등판을 경기 전 회의 때 하루 미루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한 번 더 불펜으로 내보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류현진에게도 이를 알렸다”고 설명했다.
또 “꼭 이기고 싶은 경기여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띄운 승부수였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완전히 통증이 사라졌다고 믿었던 류현진은 첫 타자 손아섭에게 145km짜리 직구를 던지며 가볍게 막아냈지만, 8회초에는 직구 구속이 140km를 넘지 못할 정도로 흔들렸다.
한 감독은 “신경현을 불러 상태를 체크했는데 안 된다는 사인이 왔다. 그래서 강민호 타석 볼카운트 0-2에서 불러 내렸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충분히 치료하고 관리하고 시간을 들였는데, 다시 아프게 됐으니 어쩔 수 없다. 다른 선수들을 생각해서라도 더 이상 동행은 어렵다”고 했다.
통증이 당초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는 것도 사실이다. 류현진은 6월28일 문학 SK전에서 5회까지만 던진 뒤 자진 강판했고, 1군 엔트리에 복귀한 7월 15일 이후 총 네 차례 불펜 등판을 했다. 하지만 몸 상태 점검을 마치고 처음으로 승리를 따내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2일 경기에서 다시 무리를 느낀 것이다.
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이제는 쉽사리 복귀 일정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한 감독은 “아직 시즌 아웃은 아니다. 일단 열흘을 지켜보고 앞으로도 추이를 살펴볼 것”이라면서도 “현진이 개인에게도 우리 팀에게도 내년이 중요하다. 9월 이후에야 복귀할 수 있다면 무리하게 올려서 쓸 생각은 없다”고 했다. 남은 시즌을 재활에 전념하게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류현진은 한화의 절대 에이스다. 하지만 한화가 류현진 만의 팀은 아니다. 한 감독은 “류현진의 빈 자리가 크겠지만 우리 팀이 남은 시즌을 포기할 수는 없다. 좌완 마일영과 유창식을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키고 2군에서 호투했던 윤근영을 불러 올려 좌완 불펜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혔다.